올모스트훼이모스

   

  • 감독 : 카메론 크로우Cameron Crowe
  • 원제 : Almost Famous(2000) Cine:4395

1 # 롱달[ | ]

발신: "icenorr" <mailto:norr@intizen.com> 날짜: 2004/5/20 (목) 4:35am 제목: 왕뒷북 - Almost Famous

Fish님의 감상문을 읽고 꼭 봐야겠다고 맘만 먹고 있었는데, 우연히 아는 후배가 DVD를 빌려줘서 봤습니다. 최근에 본 영화중에서 가장 재미있었어요. 저는 엘피 세대가 아니라서, Fish님의 글만 보고 과연 재미있을까 의구심을 가지고 봤는데. 감동의 연속이었습니다. 감독이 스타일리스트인 것 같아요. 장면 장면 하나가 매우 신경쓴 것을 느끼게 해줬습니다.

누나가 머리에 파마 고대(?)를 여러개를 고정하고 윌리엄에게 비밀을 말하는 장면.

페니: "같이 갈래?" 윌리엄: "응" "응" "다시 말해줘" 페니: "같이 갈래?" 윌리엄: (더 큰소리로) "응"

그러면서 엄마가 세워놓은 차로 뛰어가는 장면.

Stillwater의 첫 공연에 따라갔을때 공연을 하기 위해 멤버들이 뛰어나가는 장면. 카메라는 멤버들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마치 관객이 공연을 하러 나가는 듯한 설레임을 느끼게 해주려고 하듯이 어두컴컴한 바닥에 흔들리는 조명만 보여줍니다. 그리고 레드제플린의 인트로를 생각나게 하는 드럼 연주.

Elton John의 Tiny Dancer를 따라 부르는 장면.

러셀이 마약에 취해 지붕에서 뛰어 내리는 장면. 조마조마했지만, "Golden God"를 외치는 장면은 웃음을 나오게 하더군요.

팀의 리더만이 뚜렷이 보이는 티셔츠로 서로 싸우는 장면.

글을 쓰면서도 생각나는 장면들이 너무 많군요.

넝달

2 # 신인철[ | ]

From: "Incheol Shin" <mailto:incheol.shin@vanderbilt.edu> To: <mailto:yebadong@yahoogroups.com> Sent: Tuesday, May 29, 2001 2:19 AM Subject: [FR] Almost Famous

이 영화도 음악 팬이라면..
70년대 락 음악에 대한 향수를 가지고 계신 분들이라면 정말 좋아하실 영화입니다. ^^ 제가 어딘가 올렸었던 글인데 다시 올립니다. ^^

며칠전 LA에 사는 친구한테서 전화가 왔습니다.

"잘 있었냐 ?"

"응.. 바쁘지 ?"

"음 택스리포트 하느라..삼일째 밤샌다."

"그렇구나.. 저런.. 쯧..
근데 뭐 재밌는거 없어 ?"

"어 참.. 그것때문에 전화했어.. 어제 비디오를 빌려보는데 자꾸 니 생각이 나서.."

"뭔데 ?"

"음악영환데 Almost Famous라고.."

고삐리시절 대학시절.. 이래저래 끼가 많았던 친구들도 나이가 들면서.. 남편이 되면서.. 아버지가 되면서 당시의 모든 끼 (?)들을 조금씩 잃어가고 있는 듯 했습니다.
처자식을 먹여살리려면 클럽에서 색스폰을 불거나 멍청한 돌파리의 도제로 앉아있기보다는 돈이 생기는 일을 해야 했으니까요.
그렇게 사회화 (?) 된 친구들의 타협점은 언제나 비디오로 보는 영화..였던것 같습니다.
그렇죠. 애 재워놓고 마누라랑 같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취미이자 자위활동일지도 모르죠. ^^

-- Almost Famous는 Cameron Crowe 감독의 자전적 영화입니다.
Cameron Crowe는 1996년도의 대표작 Jerry McGuire, 그리고 그 대표작보다 더 많은 컬트팬 (?)을 가지고 있는 Singles (1992) 로 유명한 감독이죠.

주인공 William Miller는 바로 어린시절의 Cameron Crowe 그 자신입니다.
Cameron Crowe도 15살에 Creem지에 락 저널리스트로 데뷔해서 10대를 평소의 우상이었던 Rock 아티스트들의 투어를 따라다니며 보낸.. 조금은 조숙하고 평범하지 않은 어린시절을 보냈죠.
최고의 권위 (???) Rolling Stone의 커버스토리도 몇번씩이나 쓰는등..
Cameron Crowe는 나름대로 인정받는 Rock 저널리스트였습니다.

배경은 캘리포니아의 San Diego, 바로 Cameron Crowe의 고향이죠..
주인공 William은 극성스러운 대학교수 엄마덕분에 두살이나 학교를 일찍 가고 어려서부터 법대에 가야한다는 압력을 받으면서 커가고 있었습니다.

"나는 왜 이렇게 어려보일까 ? 반 애들이 너무 놀려.."

"엄마 이제 William에게 말해야 될때 아닐까요 ?

"..."

"그래 실제로 너는 열한살이야.."

"열한살 ??"

누나 Anita는 심지어 Simon and Garfunkel의 음악도 pot (대마초)나 피는 녀석들 음악이라며 못듣게 하는 엄마로부터 벗어나고 싶었습니다.
18살이 된 어느날.. 누나 Anita는 남자친구와 함께 스튜어디스가 되겠다며 집을 떠났습니다.

"William, 침대 밑을 봐.. 너에게 줄 선물이 있어..
너에게 자유를 줄 선물이야."

"?"

-- 지난 시절을 돌아보면 조금 동기들보다 조숙하게 음악을 일찍 듣던 친구들의 경우.. 대개 음악을 좋아하는 형이나 누나가 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저도 친누나는 아니었지만 많은 영향을 받았던 사촌누나들 덕에 국민학교 시절 친구들은 모두 산울림의 '아니벌써'나 사랑과 평화의 '한동안 뜸했었네'를 흥얼거릴때 혼자서 Cliff Richard의 'Devil Woman'이나 Eagles의 Hotel California를 좋아하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사랑과 평화의 '한동안 뜸했었네'가 클리프 리차드나 당시 좋아하던 아바의 노래들보다는 좋은 곡이었던것 같은데.. 당시에는 ..^^ -- 누나 Anita는 William의 침대 밑에 숨겨놓은 커다란 가방에 동생을 위해 엘피를 하나가득 남겨놓고 갔습니다.

Led Zeppelin, The Who, Bob Dylan, Joni Mitchell..

보기만 해도 추억덕분에 눈물이 울컥 쏟아져 나올것 같은 앨범 자켓들이 하나 둘씩 열한살짜리 작은 William의 손에 의해 넘어갈때 온몸에 닭살이 부르르.. 돋는것을 느꼈습니다.
과연 70년대를 저 음악을 듣지 않고 보낼 수 있었을까요 ?

The Who의 락 오페라 Tommy.. 더블 자켓을 펼치자 안에는 누나 Anita의 작은 메모가 있었습니다.

"윌리암.. 촛불을 방에 켜놓고.. 이 Tommy를 들어봐..
너의 미래가 보일거야."

묵직한 카트리지가 올라가면서 The Who의 Tommy가 돌아가기 시작합니다.
어두운 방에는 촛불이 밝혀지고..

어린시절 방에 촛불만 밝히고 음악을 들었던 경험이 다들 있으실 겁니다. 담배연기를 없애기 위해서든..
아니면 윌리암처럼 자유로와지고 싶어서든.. ^^

Willian은 Creem지의 Lester Bang과 음악 친구가 됩니다.
Doors보다는 Guess Who, Iggy Pop을 좋아하는 실존인물 Lester Bang 은 Creem지에 자유기고했던 William의 글이 맘에들어 그의 친구가 됩니다.

"오케이 윌리암.. 내가 35불 줄께 오늘 Black Sabbath 인터뷰 하나 받아올래 1,000 단어 정도 적으면 돼."

신이 난 William 하지만 Black Sabbath의 공연장에서 그는 백스테이지엔 들어가보지도 못하고 씨큐리티들에 의해 쫓겨납니다.

"넌 누구보러 왔니 ?"

"...난 느네들 같은 그루피가 아냐.."

"그루피 ? 우린 그루피가 아냐..
음악을 좋아해서 밴드를 도와주고 있을뿐.
여기 있는 페니 레인이 길을 열었듯이 우린 밴드를 도와주는 Band-Aid라구..
그루피들처럼 몸을 함부로 굴리지는 않아..
노모어 섹스.. 다만 blow***을 할뿐 하핫.."

굳이 그루피라 불리기 싫었던 밴드에이드(?)들의 대장격인 Penny Lane (Kate Hudson) (비틀즈의 노래 제목이죠 ?^^)과 William은 운명적인 만남을 가집니다.

10대 시절 음악잡지에 여러번 독자투고 등속을 했던 경험이 있었던 분들은 느낄 수 있을겁니다.
단순한 팬의 차원을 넘어서.. 꿈같이만 생각되던 바로 그 밴드 옆에서.. 그 밴드를 인터뷰 할 수 있다면 그건 바로 dreams come true지요.

William에겐 꿈이 드디어 실현됩니다.
비록 Black Sabbath와 인터뷰는 하지 못했지만 Black Sabbath의 오프닝으로 출연한 미시건 출신의 Stillwater의 순회 공연을 바로 Rolling Stone 매거진의 후원을 받으며 취재하는 기회를 가지게 되죠.

Stillwater는 가공의 그룹입니다. Led Zeppelin이나 Bad Company를 모델로 했다고 할까요 ?
Spinal Tap을 제치고 가장 멋있는 '가상의 그룹'으로 올라섰습니다. ^^

Stillwater의 기타리스트 Russel과 우정을 쌓으며..
Russel과 그루피 아닌 밴드에이드 Penny의 일회용 사랑을 곁눈질 하며..
Penny에게의 짝사랑을 키워가며...
평소에 꿈만 꾸던 Led Zeppelin, David Bowie를 먼발치서나마 구경하며..
'절대 마약은 안돼 !!' 라며 하루에 꼭 한번씩 장거리 전화를 거는 엄마의 눈치를 보면서..
열다섯살 윌리엄은 LA에서 뉴욕으로.. 뉴욕에서 보스톤으로..
Stillwater를 따라서 순회공연을 다닙니다.

-- 이 영화를 첫번째 볼때는 음악영화처럼 느껴졌습니다.
배경 1973년.
영화에 시종 깔리는 Led Zeppelin, Yes, Elton John의 음악이 너무나 향수를 자극했습니다.
순회공연 버스 안에서 Elton John의 Tiny Dancer를 다 같이 합창하는 장면은 정말 눈물이 찔끔 날 정도로 감동적이었습니다.
밴드의 주도권을 놓고 다툰 보컬리스트 Jeffrey와 Russel의 석연찮은 화해 후여서 더 그랬겠죠.

Heart의 Anne Wilson이 작곡에 참여한 Stillwater의 Fever Dog도 73년도 노래라기에는 좀 세련됐지만 계속 머리에 남습니다.

공연 후 호텔방에 그루피들과 어울려 Thunderclap Newman의 Something in the air를 합창하는 장면은 정말 73년을 그대로 옮겨놓은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 하지만 영화를 두번째 돌려보니..
음악영화기도 하지만.. 너무나 아름다운 소년의 첫사랑과 그루피, 아니 밴드 에이드의 닳고 닳은 듯 하지만 아름다운 순정을 다룬.. 어쩌면 매춘녀들의 사랑을 다룬 70년대 한국 영화와도 비슷한 감동을 주었습니다. ^^

뉴욕에서 Russel의 여자친구가 조인하기로 되어있기 때문에..
Penny는 떠나가야 할 수 밖에 없는 운명이었죠.
Penny.그녀의 신조는 너무나 캐쥬얼했지만,

'절대로 진지하게 사랑하지 마라..
그렇다면 다칠일도 없을테고 너를 둘러싼 모든것은 행복할테니..
혹시 그러다 지루해지면 레코드 샵에 들려서 너의 새로운 친구를 찾아보는거야..;

그녀는 그녀 말대로 Never good at saying goodbye였습니다.

William의 고등학교는 졸업식을 합니다.
William의 어머니는 Stillwater를 쫓아 공연을 다니는 아들 대신 졸업식에 참가하고..
졸업식에서 연주하는 고등학교 아마추어 밴드의 담담한 연주앞으로..
아들의 배신에 좌절하는 어머니의 모습과 Russel과의 실연에 좌절해 약물 overdose로 비틀거리는 Penny의 모습이 오버랩 됩니다.

그녀는 이미 의식을 잃고 축 늘어졌습니다만 William은 그녀의 입술에 키스를 합니다.

"말하고 싶었어 I love you.."

그의 사랑은 동정이었을까요 ?

-- Almost Famous..
B급 그룹에서 정상으로 도약을 꿈꾸던 Stillwater의 73년도 투어 타이틀입니다.

Cameron Crowe의 자전적인 이 영화.
저에겐 Almost Number One입니다.
70년대 음악에의 향수가 없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만 객관적인 평가란 Almost impossible이겠죠.

3 # 촌평[ | ]


음악 팬들에게는 확실히 이런 영화들이 즐겁다. 왠지 프라이멀 스크림의 Kill all the hippies가 생각나는 영화였다. :) 그리고 주인공 녀석이 Who의 Tommy보다는 PinkFloydDarkSideOfTheMoon이라거나 여러 다른 앨범들을 들었다면 좀 더 잘 되었을거라는 생각이 든다. -- 거북이 2004-8-17 11:58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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