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병일기0309

1.1.1.3 (토론)님의 2015년 1월 2일 (금) 22:46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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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9 (금)

얼굴이 따갑다.
겨울바람과 봄햇볕을 하루에 열시간정도 받고지내니 맛이 가나보다.
가죽처럼 되고있다.

3중대에 신병이 온듯.
기합주는 소리와 앳된 얼굴들이 보인다.
우리가 처음 왔을 때처럼 어리버리한 것 같다.

여기서 일주일 지내니 이 나라의 많은 부분이 군대에서 나오는 듯 하다.

  • 해설

이때만해도 얼굴이 거칠어지거나 입술이 터버려서 아무리 립글로즈를 (빌려) 바르거나 침을 발라도 전혀 효과가 없다는 것을 인식하고있다. 아직 고생을 덜한 상태라고나 할까.

여기가 사회가 아니라 군대라는 것을 가장 뼈저리게 느끼는 것은 처음으로 짬밥을 먹을 때이다.
'식사하기에 충분한 시간 오분준다.', '주걱이 놀고있지않나!' 등등의 고함을 밥먹을동안 계속 지르고 위압적인 분위기를 만든다. 나중에 얘길들으니 초장부터 잡아두지 않으면 애들이 말을 안듣기 때문이란다.
우리들이 본 것은 바로 그 3중대 애들이 처음 짬밥을 먹는 순간이었던 거다.
웃기는 사실은 꼴에 한 일주일 되었다고 그녀석들을 바라보며 다들 낄낄댔다는 거지.
그리고 다들 안되었다는 생각을 했다.

보통 극한상황을 다룬 소설이나 영화등을 보면 자기도 썩 나은 처지는 못되는 주제에 자기보다 좀 못한 상황에 처한 이들을 보고 동정을 하거나 우월감을 느끼는 녀석들이 자주 묘사된다.
우리들중 몇몇은 분명 그랬을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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