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 - 생각의 속도

1 # 빌게이츠 @ 생각의 속도[ | ]

마이크로소프트사를 창업하였으며, 세계 최대의 부호로도 잘 알려진 빌 게이트가 저술한 '생각의 속도'는 자신의 경영 경험을 바탕으로 컴퓨터와 인터넷으로 대표되는 정보화 시대의 미래상을 잘 보여주고 있다.

오늘날에 있어 컴퓨터와 인터넷은 단순히 공학적인 면에 그치지 않고 2000년대의 정치, 경제, 문화에 대한 기존의 가치를 완전히 재구성할 정도로 우리의 삶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 정보화 시대를 이끌어가는 대표적 인물인 빌 게이트는 단순히 컴퓨터 전문가나 기업가로만 보기 어렵다. 빌 게이츠는 이 책에서 앞으로 우리가 접하게 될 새로운 변화에 대하여 자신의 경험과 다양한 사례를 통해 설명하고 있다.

불과 4-5년 전만 하더라도 일부 기업이나 대학에서나 접할 수 있었던 인터넷이 이제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놀라운 속도로 우리 생활에 깊숙히 자리잡고 있다. '인터넷 서바이벌 게임'과 같이 제한된 공간에서 준비된 컴퓨터와 전용 회선만을 갖추고 일정 기간 생활하는 게임도 앞으로 우리가 접하게 될 수도 있는 상황을 가정한 것이라고 볼 때 단순한 흥미거리로 넘길 수 없다.

인터넷상에는 국경 자체가 무의미해짐에 따라 경쟁 대상이나 시장의 범위도 전세계적으로 되어가는 글로벌 시대가 되어가고 있다. 이러한 글로벌 시대에서 각 기업들이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단순히 정보의 저장이나 분류 차원을 넘어선 디지털 신경망을 구축하여 신속하고 효율적인 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고 빌 게이츠는 역설하고 있다. 이러한 디지털 신경망이 효과적으로 구축되기 위해서는 수직적인 기업 구조가 보다 수평적으로 되어야 하고, 경영자에서 실무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의견이 자유롭게 오고가는 문화도 이루어져야 한다고 볼 때, 아직은 거리가 있는 이야기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급속하게 변해가는 정보화 시대의 속도를 볼 때 결코 요원한 것만은 아니다. 특히 정보화 시대의 흐름을 정확하게 예측하여 한발 먼저 앞서가는 기업이 우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매우 크므로, 각 기업들은 정확한 판단과 과감한 결단, 그리고 지속적인 관심과 추진을 통해 정보화 시대에 대비하는 자세를 지닐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 디지털 신경망을 이용한 기업의 경영 문화가 앞으로 어떻게 달라질 것인지를 자세한 사례를 통해 설명하고 있다. 각 국가의 정보 인프라스트럭쳐나 기업 문화 등에 따라 접하게 될 시기는 달라지겠지만, 디지털 신경망이 가져올 편리함과 효율성을 생각해 볼 때 앞으로의 기업이 나아가야 할 모습이라는 사실은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것이다.

저자는 기술적인 문제 못지 않게 경영 문화나 의식에 대한 내용을 많이 강조하고 있다. 사실 기업 경영 차원에서 추진할 경우 가장 걸림돌이 될 수 있는 것이 기업의 조직과 문화라고 볼 수 있다. 제 10 장의 주제인 '나쁜 소식은 빨리 퍼져야 한다.'는 매우 신선하게 다가왔다. 저자가 말한 것처럼 대개의 기업문화는 혁신을 위험하고 의심스러운 것으로 여기며, "가치있는 실패"는 처벌을 받게 된다. 나쁜 소식일수록 빨리 전달되도록 하고, 그에 대한 적절한 대응 방안을 찾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기업에서는 감추고, 책임을 회피하는 일이 잦다. 이것은 개개인의 문제라기보다는 경직된 기업 문화 때문일 것이다. 기업의 경영진은 나쁜 소식을 귀담아 듣고, 조직 전반에 걸쳐 나쁜 소식이 쉽게 파악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는 저자의 말에 깊은 공감을 한다. 직원들이 좋은 소식뿐만 아니라 나쁜 소식도 공유할 수 있으며, 가치있는 실패, 즉 실험적인 시도에 대해서는 처벌이 아니라 포상하고 장려하는 분위기가 이루어진다면, 예기치 못한 상황에 대하여 신속하게 대처하여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고, 오히려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을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 회사의 경우 공기업의 특성으로 인하여 이러한 분위기로의 전환은 쉽게 이루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나부터 업무상 문제점이 발견될 경우, 책임의식을 가지고 신속하게 관련 직원들과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며, 다른 부서나 직원의 가치있는 실패에 대해서 박수를 보내는 마음가짐을 갖도록 최선을 다 한다면, 개인적인 발전뿐만 아니라 새로운 기업문화 창조에도 기여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우리 회사에서는 대부분의 결재를 비롯하여 외출보고나 공람 등이 인트라넷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인터넷 연결이 문제가 될 경우나 결재자가 수시로 문서 상황을 체크하지 않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업무 진행이 신속하고, 투명한 장점이 있다. 한편, 결재된 문서는 자동으로 등록되어 공개여부에 따라서 일반 직원도 쉽게 열람이 가능하다.

회사내에서 이루어지는 업무가 인트라넷에서 통합 관리됨에 따라 자신과 직접적으로 관계된 업무외에도 전반적인 업무 진행 상황을 파악하는 것이 인쇄물로 이루어질 때보다 훨씬 수월해졌다. 또한, 사내 전자우편 시스템을 이용함으로써 직접 만나거나 전화만을 이용할 때보다 신속하고 정확한 의사 전달이 이루어지고 있다.

현재로서는 디지털 업무에 최적화되었다기보다는 기존의 업무 체계 자체를 디지털로 전환시키는 단계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머지않아 디지털 업무의 효율성을 살린 제도상의 보완을 비롯하여 컴퓨터 시스템의 향상 등의 개선이 이루어질 것으로 생각된다.

앞으로는 회사 업무와 관련된 모든 자료들이 디지털로 처리되어 원하는 자료를 쉽게 검색하고, 분석하는 것도 가능해지고, 화상회의 등을 이용하게 되면 불필요하게 낭비되는 시간도 절약하고, 부서간의 협력도 훨씬 쉬워질 것이다. 이에 따라 부서라는 한계를 넘어 공동 작업을 하는 경우도 현재보다 크게 증가하고, 직원들도 단순하고 반복적인 일보다는 보다 기술적이고 전문적인 일에 전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LaFolia독서일기, 2000.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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