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리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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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ALIEN 3 O.S.T. -- 공포와 암흑의 심포닉 관련자료:없음 [1290] 보낸이:이종헌 (frost ) 1994-03-19 07:46 조회:149

ALIEN 3 O.S.T.

나는 개인적으로 SF 영화나 공포영화를 좋아하는 편이다.
그러나 요즘 쏟아지고 있는 한심한 3류 공포영화나 어줍잖 은 SF 영화등을 보고 있자면 한심하기 짝이 없고, 그런 영 화들을 보고 나면 시간과 돈이 아까워 본전 생각이 날때가 많다.
요사이 비디오 대여점 등에서 많이 볼 수 있는 별로 이름 없는 공포영화나 SF 영화들을 보자면 그 발상자체부터 황당 하기 이를데 없고 도무지 설득력이란 찾아볼 수가 없다.
시청자들이 쉽게 몰입될 수 있는 개연성 있는 전개방식을 택하는 것이 아니라, 무조건 사람을 죽이고 부시고 난도질 한다.
이런 영화들에서는 당연히 주제의식 따위는 찾아볼 길 없 다. 단지 순간적인 한장면, 한장면의 진귀한 눈요기감 밖에 는 되지 않는 것이다. 즉, 잔혹하고 엽기적인 방식으로 살 아있는 것을 죽이는, 밑도 끝도 없는 그런류의 영화들은, 단순히 관객들의 어둡고 비열한 대리배설욕구만을 위해서 만들어지고, 시간이 지나도 도무지 남겨주는 감동이라고는 없는 것이다.
그래서 요즘 나는 창자와 살점, 피가 튀기기만 하는 공포 영화쪽으로는 아예 관심을 끊고 살아가고 있다.
그런데 그런 쓰레기와 같은 3류 공포물과 SF 영화들 틈 바구니 사이에서 영화사적으로도 빛나는 작품들이 있다. 바 로 스타워즈 시리즈나 터미네이터, 에얼리언 시리즈가 그것 일 것이다.
이런 대작 SF 영화들은 도무지 미국인-미국의 자본과 기 술- 이 아니면 만들 수 없다, 라고 이야기 될만큼, 정치적 으로야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을련지는 알 수 없지만, 획 기적이고 뛰어난 것만큼은 사실이다.
특히나 에어리언 시리즈는 SF 와 공포가 섞여 있는 특이 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나왔던 많은 수의 SF 물들이 밝은 톤의 부담없는 모험활극을 보여주었다 면, 에어리언은 시종일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가슴을 졸 이게 하고 빠른 템포로 공포속으로 밀어넣는다.
에어리언 시리즈는 암울하고 어두운 미래를 우리에게 예 감케했다. 우리들에게 펼쳐진 미래는, 꿈과 희망이 살아 숨 쉬는 푸른 빛깔의 유토피아 같은 것이 아니라, 끝이 없이 막막하고 외롭고 고독한 우주에서 어느 순간에 만날지 모르 는 가공스러운 존재와의 절망적인 싸움일 수도 있다는 비관 적인 가능성을 제시해줌으로써 낙관론이 판치던 그 전 시대 와의 정서와 확연히 구별됨을 보여주었다.
에어리언에서 돋보였던 것은 특히 시고니위버가 분한 여 자주인공의 성격이었다.
온갖 추잡스런 매스컴플래이와 치밀한 장사속으로 만들어 진 베스트 셀러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이라는 저질, 3류 소설, 영화가 마치 페미니즘 예술의 전형인 것처 럼 한국에서는 오인받고 있지만, 진정한 페미니스트의 모습 이란 어떤 것인가를 에어리언에서는 조용히, 그리고 너무나 잘, 말해주고 있다.
깡패를 동원해 여자들에게 가장 사랑 받는 남자배우를 납 치, 감금해서 이제까지 여자들이 남자들에게 부당하게 받아 왔던 처사를, 그것보다 몇배나 더 잔인한 폭력으로 풀어낼 려는 '나는 소망한다'의 어리석은 주인공의 모습과, 무서운 것에 진짜로 무서워 하고 두려워 하면서도 결국 주체적으로 그것에 정면으로 대항해서 싸워 이겨나가는 에어리언에서의 주인공 모습, 이 두가지 중에서 어느 것이 진짜 인간의 삶 일까.
진정한 페미니즘 예술에서 보여주어야 할 것은 바로 그런 것이 아닐까. 남자와 가부장적인 권위, 제도에 대항으로서 만의 여자가 아니라, 그런 1차적인개념을 뛰어넘어, 역사 와 시련 앞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운명을 능동적으로 개척해 가는 주체적 인간의 모습이 바로 진실된 인간주의 예술이 자, 페미니즘일 것이다.

음악으로 들어가서 이야기 해보면, 먼저 이 에어리언 3의 사운드트랙 앨범은 심포닉락으로 분류될 수 있을 만큼 웅장 한 오케스트레이션 기법으로 연주되어 있다.
음악을 만든 사람을 보자면, 프로듀서에 Mathias Gohl, 음악구성과 오케스트라 편곡에 Elliot Goldenthal, 지휘에 Jonathan Sheffer, 추가 오케스트래션에 Robert Elhai, 신 세사이저 프로그래밍에 Richard Martinez, 그리고 마지막으 로 믹서에 Joel Iwataki 가 맡았다.
모두 14곡의 거의 연주곡으로 이루어져 있는 이 작품집은 보컬이 들어가는 '노래'가 없기 때문에 귀에 선뜻 들어오는 특별난 곡은 없다. 47분이 조금 넘는 이 앨범을 먼저 기계 에 걸어보면 시종일관 공포스럽고 암울한 정적과 절망이 피 부로 느껴지며, 그러한 모든 어두움의 근원인 우주의 모습 이 너무나 잘 그려져 있다.
불길하고 심해처럼 적막한 연주 중간중간에 간혹 섞여 흘 러 나오는 여리고 높은 여자 소프라노는 사람의 가슴을 애 절하게 만드는 그 어떤 신비감이 있다.
이 앨범은 단조로운 전자음악도 아니고 그렇다고 완벽한 클래식 작품도 아니다. 공포감을 자아내는 각종 효과음들과 웅장한 오케스트라 반주가 적절하게 배합되어 실험적인 향 취도 마음껏 즐길 수 있다. 즉, 영화의 장면을 효과적으로

뒷받침하기위해 씌여진 음악이기 때문에 의도적인 실험에서 느 껴지는 거부감이랄까, 반감을 느낄 수 없고 자연스럽게 실 험적 향기를 마음껏 느끼게 해주는 것이다.
앨범의 전체적인 구성이 어느 곡 하나 따로 놀고 튀는 법 이 없이 다 다르면서도 다 비슷한 색깔을 하고 있는 이 뛰 어난 곡들 중에서도 4번째 트랙 "Lento"는 무척 돋보인다고 하겠다. 영화의 메인테마격이될 수 있을 이 곡은 종교적인 색채의 여자 소프라노가 음울하게 노래되어 지다가, 강렬하 고 웅장한 오케스트라 연주가 뒤따라 이어진다. 이 곡의 색 깔은 특히나 불길하고 어둡다. 그러면서도 무척 강렬하다.

여하간에 어둡고 정적이며 심포닉락적인 구성을 좋아하시 는 아트락 매니어라면 이 앨범에 분명 만족할 수 있을 것이 라는 생각일 가져본다.
에어리언 3 O.S.T, 이 앨범은 앞으로 내가 가지고 있는 여러 음악앨범 중에서 음악적으로 만족한 그다지 많지 않은 앨범중의 하나로 자리하게 될 것만 같다.

찬/서/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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