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hrodite's Child - 666

1 개요[ | ]

Aphrodite's Child
666 (1972)

2 1972 Aphrodite's Child 666-The Apocalyse of st.John Vertigo 6673 001[ | ]

잘 나가던 그룹이 삐걱대기 시작한 것은 Vangelis의 이러한 그룹 활동에 대한 회의적인 태도 뿐만 아니라 이무렵 보컬리스트로서 전 유럽인들의 주목을 받은 Demis가 그룹의 front man으로서 자신의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하면서 더욱 가속화 되기 시작했다. 이듬해인 1970년 Italy와 Spain에서의 concert를 강행하면서 키보드 주자로 Vangelis대신 그리이스 출신의 Harris Chalkitis를 팀에 합류시키게 되는데 (Chalkitis는 후에 '666' session에 참여하기도 한다.) 이 무렵 Vangelis는 solo 음반 작업을 위해 잠깐 그륩에서 한 발짝 물러선 상태였지만 이 일은 결국 팀의 와해를 불러온 결정적인 계기가 된다. 병역 문제로 팀을 탈퇴했던 koulouris가 제대하여 다시 팀에 합류하여 다시 4인조 그룹으로 돌아온 이들은 파리로 돌아와 Vangelis의 주도 하에 밴드의 마지막 앨범이 되버린 문제작 '666'의 레코딩 작업에 착수 하게된다.

이 앨범은 사실상 Vangelis의 솔로 앨범에 밴드의 멤버들이 세션으로 참여한 것과 마찬가지로 마치 Pink floyd의 'The final cut'을 연상시키는 상황 하에서 만들어졌다. '666'은 그리이스의 영화 감독 Costas ferris의 도움을 받아 60년대 후반부터 70년대 초까지의 반 문화(countculture)에 관해 언급한 그의 저서에 기초한 concept앨범이었다. 전체적으로 2집까지의 스타일에서 크게 탈피한 progressive rock 지향의 난해한 사운드로 이루어졌으며 2집까지의 상업적인 밴드로서의 이미지도 하루 아침에 뒤바뀌게 된 셈이었다.레코딩 동안 멤버들은 잠시도 쉬지 않고 티격태격했다. Vangelis는 스튜디오에서 좀더 작업에 집중하길 원했지만 나머지 맴버들은 빨리 무대에 서거나 유럽투어를 시작하자고 그를 채촉했다. 결국 이런 갈등은 레코딩이 끝난 후에도 지속되었고, 급기야 레코딩이 끝나자 마자 맴버들은 해산을 언급하기에 이른다.

본 작은 발표 당시의 수많은 찬반양론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많은 프로그레시브록 팬들의 사랑을 받는 명반으로 손꼽히고 있다. 특히 irene papas가 참여한 '∞(infinity)'는 인간이 목소리로 표현해 낼 수 있는 방법의 극대치를 제시해놓은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곡이었다. Irene papas는 이 곡에서 예수의 재림과 그 재림에 대한 강한 희열과 성적 쾌락에 따른 여성의 오르가즘 상태, 그리고 새로운 탄생을 표현하고자 했으며 Vangelis가 건네준 text를 보고 즉흥적으로 창조해 냈던 것이다. 때론 이 소리가 고통과 희열이 뒤범벅이 된 듯한 느낌을 주는데 이것은 재림에 대한 기쁨과 동시에 탄생에 따른 고통이 어우러졌기 때문이다. 가사는 단순히 'I was, I am, I was, I am to come"이었으며 papas의 아카펠러에 맞추어 Vangelis가 percussion 연주로 받쳐주는 매우 단순한 형식을 하고 있다..

한편 앨범의 전체적인 내용자체를 이해 할 수 없었던 Mercury 레이블측은 사탄주의적인 내용에 너무 길다는 핑계를 들며 (실제 'infinity'의 demo tape에 수록된 시간은 39분에 이른다고 한다.) 11개월이나 걸려 제작된 이 걸작앨범의 발매에 보이콧을 표명했으며 Vangelis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앨범은 전체적으로 8분가까이 가위질 당한 채 progressive rock 전문 레이블인 Vertigo를 통해 71년과 72년에 걸쳐 결국 발표 되었다. 불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는데 많은 국가에서 '∞(infinity)'를 금지곡으로 규정하거나 아니면 곡의 길이를 더 짧게 edit하여 방송하는 수모도 겪었으며 또한 앨범 sleeve에 적힌 This work was recorded under the influenced of 'sahlep'이라는 문장을 놓고 'sahlep'에 대한 논쟁에 휩싸이기도 했는데 바로 'sahlep'이 흑마술과 관련있다는 소문에 근거한 것이었다. 이것은 터무니 없는 루머로 단순히 'salepi'라는 그리스의 음료를 뜻하는 단어를 잘못 해석한 것이었다.

앨범을 찬찬히 살펴보면 의외로 아주 대중적이면서도 귀에 감기는 좋은 곡들도 다소 존재한다. 우선 싱글로 발표되었던 'Break'는 감미로운 Sideras의 목소리와 건반이 아름다운 곡으로 많은 인기를 얻었으며 특히 국내의 프로그레시브록 팬들이 사랑하는 'Aegian sea'는 몽환적인 VANGELIS의 키보드가 일품이다. 이 앨범에 대한 VANGELIS의 한 인터뷰 내용은 요즘의 그의 음악과 비춰볼 때 팬으로써 섬뜩함마저 들 게 한다. "나에게 있어서 aphrodite's child는 내 개인 스튜디오를 마련하는데 드는 비용을 충당시켜 준 훌륭한 vehicle이었습니다. 비록 나는 끝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내가 마지막으로 '666'앨범을 만든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습니다. 나는 아주 끔찍한 panic을 창조하고 싶었습니다..우리는 차트에서 1위를 늘 기록 했고 사람들은 왜 우리가 갑자기 싱글도 따기 어렵고 차트에도 쉽게 오르기 힘든 이 더블앨범을 만들었는지 궁금해 합니다. 나에게 이 '666'앨범은 그런 선입견을 깨트릴, 그리고 내가 진정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나 역시 차트에 오르기 위해 노력 해왔습니다. 물론 차트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또한 그렇게 할려고 노력하는 것 자체도 사실 잘못이라 생각합니다..만약 당신도 그렇게 할려고 맘먹었다면 당신도 결국 그들과 한 통속입니다.."

팀은 앨범 발표 후 해체되었으며 맴버들은 각자의 길을 걷게 된다. 특히 Koulouris와 Sideras는 상업적 성공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했는지 Demis roussos의 solo앨범 작업에 함께 동반했으며 VANGELIS는 파리 체류 당시 학생폭동의 경험을 바탕으로 하는 'Fais que ton reve soit plus long que la nuit'앨범을 통해 눈부신 solo활동의 역사를 이어나가게 된다.--사용자:albedo

3 거북이[ | ]

반젤리스는 이렇게 잘나가는 밴드에 있다가는 자신의 음악적 역량이 밴드 내에 갖혀버리고 말 것이라는 위기감을 느꼈음에 분명하다. 그리고 데미스 루소스가 보컬로서의 인기를 얻어갔기 때문에 밴드의 성격은 더욱 팝적으로 변할것이 분명했다. 반젤리스는 이 위기를 기회로 삼아 자신의 음악적 야심을 펼쳐내는데 그것이 바로 이 앨범 666이다.
여기서 반젤리스는 기존의 스타일과는 완전히 결별했다. 민속음악적 색체가 강하고 스트레잇하며 실험적인 프로그레시브 락을 구사한다. 게다가 작가이자 음악인이기도 한 코스타 페리스Costas Ferris의 도움을 받아 종교적인 그것도 논란이 많은 요한계시록의 내용을 담고 있는 컨셉트 앨범을 만들었다. 게다가 2LP로 만들었으니 반젤리스가 아주 마음먹고 만든 것임을 알 수 있다. 전 곡이 반젤리스의 곡으로 이루어져있다.
이들이 그리스에서 프랑스로 건너올 때 군 입대를 위해 밴드를 나갔던 기타리스트 실버 쿨루리스Silver Koulouris를 불러 초기 멤버 구성으로 돌아간 밴드로 녹음을 했는데 당시 밴드 멤버들은 각자 사이가 안좋아서 합주가 어려울 정도였다고 한다. 결국 이 앨범을 녹음한 직후 밴드는 해산되고 만다. 녹음이 끝난 다음에도 앨범을 재구성하느라 시간이 걸린데다가 제작사인 머큐리에서 oo를 빼길 원했지만 반젤리스가 절대로 반대하는 바람에 더욱 시간이 걸려서 결국 72년이 되어서야 공개되었다. 그나마 워낙 불경한 내용이 많고 재킷이 붉은 색에 크게 666이라고 써있는 바람에 수많은 나라에서 oo가 짤려나가거나 재킷을 바꾸어 내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다. 우리나라에서도 oo가 축소되어 LP에 담겼었다. 이름이 전도사(evangelist)인 그가 이렇게 신성모독적(이지도 않지만)인 작품을 내놓았으니 수많은 사람들이 배신감까지 느낀 것은 당연하다. 일반인들의 시각에서 봤을 때 이 앨범은 단지 해프닝이었다.

이 앨범에서 다루는 중요한 내용은 세상에 내려진 여러 형벌, 혼란, 선과 악의 대결들이다. 기독교쪽 예술들을 살펴보면 지옥도 같은 것이 훨씬 재미있고 인간미가 넘침을 알 수 있는데 비록 목적은 그것으로 교인들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겠다는 것이라고 말하지만 사실 예술가들이 표현하고 싶었던 것이 그것이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이 앨범에서 묘사하고있는 퇴폐, 혼란, 아비규환 등은 그 가사에 맞게 곡들이 진행되고 있으며 그것들에 촛점을 맞추고 들으면 재미가 있다.
내용을 진행시키기 위해 나레이션이 많이 들어가있으며 영적인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아이의 목소리, 천상의 분위기, 합창 등과 같은 여러 화성부가 사용된 것도 특기할만하다. 그런가하면 키보드로 효과음을 만들기보다는 중동풍의 리듬파트, 기본적 밴드 편성의 곡 진행, 이국적 느낌이 드는 악기의 사용등이 눈에 띈다. 이것들은 이후 반젤리스가 구사하는 천상의 음악이 아니라 철저하게 지상의 음악을 이루는 요소들인 것이다.

The System은 "우리는 시스템을 엿먹이기 위해 시스템을 구성했다! We got the System, to fuck the System!"라는 무척 맑시즘적인 가사를 담고있다. The Four Horsemen은 전쟁, 기근, 질병, 죽음의 네가지 재앙이 다가옴을 노래하는 곡으로 A면의 중심을 잡고있다. 서정적인 부분과 드라마틱한 기타솔로가 인상적이다. 중동적인 느낌이 강하게 드는 연주곡 The Lamb을 들어보면 반젤리스는 Sex Power에서 했던 시행착오를 완전히 벗어버리고 자신의 스타일을 만들었음을 알 수 있다.
B면을 시작하는 Aegian Sea는 절망적으로 변해버린 세상을 비탄조로 노래하는데 라디오에서도 꽤 사랑받은 곡이다. 이후 B면은 짧은 곡들이 연속적으로 나오면서 하나의 조곡처럼 진행되는데 The Marching Beast, The Battle of the Locusts, Do It등에서 아주 퇴폐적이고 파괴적인 분위기가 잘 묘사되고 있다. 여기서는 메따모르포시Metamorfosi의 Inferno나 발레또 디 브론조BallettoDiBronzo의 YS앨범들에서 묘사한 퇴폐적인 연주를 연상시킨다.
주술적인 Altamont로 시작되는 C면의 가장 핵심적인 연주는 '무한대oo'일 것이다. 이렌느 파파스IrenePapas가 I was, I am, I am to come이라는 가사를 즉흥적으로 불러제껴 엑스터시에 도달하는 여성의 신음소리처럼 묘사한다. 원래 요한계시록 22장에는 Who was, is, is to come인데 이는 곧 강림할 메시아를 의미하는데 이를 음탕한 창녀가 내가 왔도다 이런식으로 부르니 이 곡은 당연히 크게 문제가 될 수 밖에 없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수많은 나라에서 이 곡은 금지곡이었고 이 곡 때문에 음반 출시에 상당히 애를 먹었다. 이 곡은 저 구절을 이렌느 파파스가 자유연상으로 소리지르면서 부르는 것을 본 반젤리스가 스틱을 들고 들어가 그녀의 자유연상에 맞추어 드럼을 연주한 것으로 그 세션은 무려 한시간 가까이 지속되었다고 여기 실린 것은 5분으로 편집된 것이다.
마지막 면은 All the Seats were occupied가 20분여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 혼란한 곡은 앞면의 여러 곡들을 꼴라주하는 식으로 전개되며 이것은 최후의 날을 묘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짧은 마지막 트랙 Break에서 데미스는 아프로디테스 차일드가 팬들에게 보내는 작별인사를 부른다.
전체적으로 7이라는 숫자가 많이 나오는데(The Seventh Seal, Seven Bowls, Seven Trumpets) 이는 야훼가 천지창조할 때 걸린 시간인 7일과도 상통하는, 7이라는 완전수에 관한 것이며 이는 요한계시록에도 계속 언급되는 숫자다. 짐승의 숫자 666은 이 7에 도달하지 못한 불완전한 숫자를 의미하는 것이며 적그리스도를 말하는 것이라 한다.

이 앨범은 분명 명작이지만 이 시대를 집대성한 음반이라고는 볼 수 없는데 그것은 이 요소들이 다음 음반 Earth에서 갈고닦여 정점에 이르기 때문이다. 허나 이런 아이디어로 음악적 형식과 내용이 결합된 하나의 컨셉트 앨범을 만들어 낸 것은 실로 대단한 일이다. 이정도 완성도를 지니는 프로그레시브 락 오페라는 TheWall이외에는 전혀 생각나지 않을 정도이며 반젤리스는 이 앨범을 만들었기 때문에 비로소 작가로 볼 수 있는 것이다. 특히 Earth처럼 가공되지도 Sex Power처럼 설익지도 않은 음악속에, 중동과 그리스적인 정서를 온전히 담아내어 이 앨범은 더욱 독특한 존재가 되었다. -- 거북이 2003-4-13 7:38 pm


4 유영재[ | ]

Aphrodite's Child [유영재, mailto:espiritu@hitel.net, 94.9]

APHRODITE'S CHILD 666

이제는 신디사이저 음악계에서는 거의 신화적인 존재가 되어버린 Vangelis Papathanassiou, 그리고 독특한 음색의 소유자인 Demis Roussos... 이 두명의 이름이 매치될때 자연히 떠올리게 되는 그 룹이 있으니 그들은 바로 Aphrodite's Child이다. 지금까지도 팝팬들에게 널리 애청되어 지고 있는 올디스 벗 구디 스 ' Rain And Tears '와 ' Spring, Summer, Winter and Fall '의 주인공이라는 것은 새삼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이지만, 아쉽게도 이들의 진정한 명작이자 마지막 앨범인 [ 666 ]은 일부 골수 매니 아들만의 소유물이 되어온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인지 이 앨범은 불과 몇년전만 해도 일부 수입 레코드점에서 상당한 고가에 거래 되곤 했던 몇 안되는 음반중의 하나였다. 더군다나 두장짜리 더블 음반이었기 때문에 이 앨범을 손에 넣을려면 상당한 대가를 지불 해야만 했었다. 그런데 89년초에 이 앨범의 사진이 국내 음악 잡지의 라이센스 출반 광고에 실리게 된다. 그 광고를 보고서 여러 음악 매니아들 은 아마도 황당함을 감출수 없었으리라... 본인도 마찬가지였다. 그와 함께 말로는 설명할 수 없을 정도의 희열을 느꼈다. 그날 이 후로 매일 매일 레코드 가게에 가서 출반 여부를 확인하고서는 집 에 돌아가곤 했다. 어찌나 가슴이 부풀던지... 이제는 ' Loud Loud Loud '와 ' Aegian Sea '를 더이상 라디오에서 녹음한 열악 한 음질의 테잎으로 듣지 않아도 된다...!! 돈없어서 사지도 못 했던 몇만원 짜리 그림의 떡을 이제는 단돈 몇천원이면 살 수 있 다...!! 이런 생각을 하니 정말로 가슴이 짜릿했고 이 음반을 발매하는 레코드 회사가 얼마나 고맙게 여겨지던지... 어쨌든 얼마뒤 이 앨범이 그 특유의 시뻘건 자켓에 노골적으로 선명하게 씌여진 '666'이라는 숫자를 안고서 발매되었다. 그 아래 에는 ' Limited Edition '이라는 별 괴상망측한 표도 함께 달고 서...

Vangelis와 Demis Roussos, 그리고 Lucas Sideras의 3인조의 트 리오 구성인 Aphrodite's Child는 본래 멤버 각자가 그리스 출신 이지만 주 활동 무대는 프랑스 였다. 군부 쿠데타에 의해 그리스 를 떠나 프랑스에 정착한 그들이었지만, 이들에게는 프랑스행이 오히려 성공의 지름길이 아니었나 한다. 만일 이들이 조국인 그리 스에 그대로 묶여 있었다면, 당시의 상황이나 국제적인 위상, 음 악 시장의 규모 등 여러가지 면에서 볼 때 오늘날까지도 이름을 남기고 있는 Aphrodite's Child가 과연 존재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들의 세번째이자 마지막 앨범이 되어버린 본작은 요한계시록을 바탕으로 한 컨셉트 작품이라는 것과 '666'이란 앨 범 타이틀부터가 음악을 듣기 전부터 일종의 신비감과 함께 뭔지 모를 막연한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고 할 수 있다. 그 리고 그러한 기대감은 요즘의 음악들과 비교하면 다소 진부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그 당시에 - 옛날의 이러한 음악을 좋아하 는 사람들이 (본인을 비롯해서) 궁여지책으로서 지극히도 많이 쓰 는 말이긴 하지만 - 이러한 음악은 신비성을 넘어 파격적이었을 것이라 추측된다. 그리고 그 음악적 아이디어와 서사성에 있어서 는 요즘의 음악보다 더욱 파격적이지 않을까...?

상당수의 게스트가 참여한 본앨범은 혼돈스러운 ' the system ' 과 경쾌한 기타 연주와 데미스 루소스의 보컬, 그리고 관악기의 연주가 가사 내용과는 달리 다소 방정맞게(?) 들리는 ' babylon ' 의 접속곡으로 시작된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는 다음곡 ' Loud, Loud, Loud '에서는 전혀 느낄 수가 없게 된다. 이 곡은 국내 매 니아들에게서 특히 사랑을 받았던 곡으로서, 반젤리스의 정적이면 서 차분한 피아노 연주를 배경으로 약간은 서툴은 듯한 영어 발음 으로 조용히, 마치 요한계시록에 쓰여있는 예언을 낭독하듯 읊조 리는 나레이션이 강한 인상을 심어주는 곡이다. 하지만 이 정적인 분위기는 후반부에서 들려오는 "loud!!"하는 외침과 더욱 손가락 에 무게를 싣는 피아노 연주로서 뒤바뀌어지며, 그 뒤를 이어 데 미스 루소스의 보컬과 루카스 시데라스의 드럼이 빛을 발하는 ' The Four Horsemen '으로 연계된다. 다소 주술적인 분위기로 시작 되는 이 곡에서 말하는 ' Four Horsemen '은 요한계시록에 등장하 는 네가지 재해를 상징하는 것으로, 그 재해는 전쟁, 기근, 질병, 죽음을 의미하고 있다. 이 4가지 재해를 상징하는 네마리 말과 기 사에 대한 내용의 바탕이 되는 것은 요한계시록 6장이다. ' The Four Horsemen '과 gap을 두지 않고 바로 이어지는 연주곡 ' Lamb '은 중동의 민속음악을 연상시키는 분위기에, 데미스 루소 스의 코러스가 덧붙여지는 곡으로서 단순한 전개를 보이는 곡이 다.

A면의 마지막곡인 ' The Seventh Seal '은 역시 중동 민속음 악풍의 연주를 배경으로 게스트로 참가한 John Forst가 요한계시 록 6,7장을 바탕으로 한 내용을 narrate한다. 이 곡에서는 중동풍 의 음악과 John Forst의 진지한 나레이션이 어우러져 듣는 이로 하여금 묘한 신비감에 젖게 만든다. 마지막에는 요한 계시록 8장 1절의 구절을 읊조리며 끝을 맺는다. 뒷면으로 넘어가서 바늘을 걸면, 이 앨범에서 가장 돋보이는 곡 중의 하나인 ' Aegian Sea '가 첫트랙으로 등장한다. 성스러운 코 러스와 반젤리스의 신비로운 키보드 연주, 그리고 지극히 절제된 듯한 기타 연주가 한데 어울려 듣는 이로 하여금 Apocalypse의 환 상속으로 빠지게 만드는 곡으로서 앨범 수록곡중 가장 아름다운 곡이기도 하다. 후반부의 일렉 기타를 백으로 흐르는 중후한 나레 이션은 듣는 이로 하여금 곡이 끝날때까지 긴장감을 잃지 않도록 만드는 핵심적인 요소이다. 하지만 이러한 긴장감은 다음곡 ' Seven Bowl '에 이르러서 공포감으로 뒤바뀌게 된다. 1분이 약간 넘는 짤막한 작품이지만 여기에서 등장하는 나레이션은 (이 앨범 에는 나레이션이 무척이나 많이 등장한다.) 이전에 들려졌던 것과 는 달리 매우 악마적이고 주술적인 냄새를 풍겨내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분위기는 연계되는 ' The Wakening Beast ', ' Lament '를 통해 계속되는데, 한마디로 밤에 불 다 끄고 들으면 분위기 죽여 줄 것 같은 사운드를 제공해주고 있다.

B면의 다섯번째 곡인 ' The Marching Beast '부터 7번곡 ' Do It '까지는 계속 접속으로 이어지는 단편들로서,' The Marching Beast '는 반젤리스의 건반 터치가 돋보이고 있으며, 그 뒤를 잇는 나머지 두곡은 Silver Koulouris의 강렬한 기타와 Lukas Ideras의 템포감 있는 드럼이 어우러져 하드한 전개를 보인다. ' Tribution '에서는 Harris Halkitis의 즉흥성을 띤 색서폰 연주가 잠시나마 극도의 혼란으로 안내하고 있으며, 이색적으로 드러머인 Lukas가 리드 보컬을 맡은 코믹스런 ' The beast '가 그 뒤를 잇는다. 그리고 어느 나라말인 지 알 수 없는 나레이션이 17초간 궁시렁 거리면서 B면의 끝을 장 식한다. C면은 본앨범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다. 첫곡 역시 나레이션으 로 시작한다. ' Seven Trumpet '이란 제목을 가진 30초짜리 단편 인 이 곡(?)은 무반주 나레이션으로만 이루어져 있다. 두번째곡 ' Altamont '는 Harris Halkitis의 색서폰 연주가 시종일관 곡을 주 도하고 있다. 거기에 기타, 드럼, 키보드가 합세하여 곡의 윤택함 을 더해주고 있으며, 후반부에 등장하는 John Forst의 무덤덤한 느낌의 나레이션도 일품이다.

이 나레이션이 사라짐과 동시에, 반 젤리스의 신비로운 건반 플레이와 숨쉴틈을 주지 않는 퍼커션이 멋진 이중주를 이루는 'The Wedding Of The Lamb '이 등장한다. " That Was Wedding Of The Lamb!! "라는 John의 음성과 함께 후 반부에는 즉흥적인 드러밍이 잠시 울려퍼지기도 한다. 그리고 이 드러밍과 함께 자연스럽게 다음곡인 ' The Capture Of The Beast '로 접어들게 되는데, 여기서도 루카스의 드러밍은 계속되고 있으 며 시종 같은 박자로 울려퍼지는 베이스 드럼이 귀를 때리는 가운 데 반젤리스의 환상적인 효과음도 한몫을 해주고 있다. C면의 다섯번째 트랙에 담겨있는 곡은 바로 이 앨범의 문제작인 ' ∞ '이다. 영화 ' Zorbra the Greek '과 'Z' 등으로 유명한 그 리스의 여배우 Irene Papas가 보컬을 담당한 이 곡은 시종일관 끊 임없는 신음소리와 음산한 괴성으로 이루어진 그로테스크한 곡이 다. 듣는 이로 하여금 성행위의 한장면을 연상케도 하는데,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국내에서 발매된 라이센스에는 이 가장 중요한 곡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너무나도 냉정히 싹둑 잘랐다는 점이다. 본래는 5분여에 이르는 곡이지만 라이센스에는 앞부분은 모두 삭 제를 하고 마지막 부분만을 실어 넣어, 국내 라이센스에는 1분 13 초 짜리 곡으로 둔갑을 해버리고 말았다. 본앨범의 가장 절정을 이루는 부분이 담기지 못했다는 것은 심히 아쉽게 생각된다. (후에 이레네 파파스는 반젤리스와 함께 [ Odes ]란 앨범을 1978 년에 발표한다.) 이 앨범의 주된 컨셉트를 이루는 요한계시록 스 토리는 C면 끝곡인 ' Hic Et Nunc '로 사실상 끝을 맺게 된다.

마지막 D면으로 접어들면, 20여분에 이르는 긴곡 하나와 3분이 채 안되는 짤막한 곡 하나만이 자리 잡고 있다. 19분 27초에 이르 는 대곡 ' All The Seats Were Occupied '는 시작부터 몇분간 일 렉 기타와 키보드가 사운드를 이끌면서 상당히 들을만한 연주를 펼쳐내고 있는데, 몇분이 흐른후 A면부터 C면까지의 수록곡들이 이 곡의 메인 테마(?)와 함께 혼돈스럽게 멜로디 형식으로 재생되 어 진다. 후반부로 갈 수록 연주는 더욱 강렬하고 급박해지며, A 면부터 C면까지의 곡들과 따로 떨어뜨려 놓고 평가를 해보더라도 상당히 들을만한 곡임에 틀림 없다. 이 더블 앨범의 대미를 장식 하는 ' Break '은 루카스의 보컬이 애처롭게 들리는데, 아마도 그 룹의 분열을 의미하는 노래인듯 싶다. 잔잔한 반젤리스의 피아노 선율도 그러한 느낌을 한층 더 짙게 만들고 있다. 지금은 대중적으로도 널리 사랑을 받고, 빌보드지 1위도 차지 했고 ( Chariots of fire, 1982년 ) 아카데미상도 거머쥐었으니 말이다... 음악적으로도 인정을 받는 아티스트가 된 반젤리스이 지만,... 그리고 역시 솔로로 독립하여 많은 인기를 얻었던 데미 스 루소스이지만...글쎄... 이 앨범을 들으면서 생각해 보건데 그 들 각자가 솔로로 낸 앨범들, 특히 반젤리스가 발표한 그 수많은 솔로앨범들을 훑어 보아도, 본앨범만큼 완성도 높은 수작은 아직 까지 나오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물론, ' Heaven & Hell '이나 ' Chariots of fire ', 그리고 존 앤더슨과의 합작한 일련의 조인 트 앨범들과 같은 수작들도 나오긴 했지만 그 어느 것도 이 앨범 보다는 한수 아래이지 않나 생각된다. ( 물론, 필자의 주관적인 견해이다.) 그러고보면 아무리 개인적으로 잘나고 뛰어나도, 뭉쳐야 산다는 말이 맞긴 맞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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