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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n Harper - Welcome to the Cruel World[ | ]

개인적으로 가지고 있는 감수성은 오로지 60~70년대를 향해 있지만 그래도 이런 나조차도 때때로 듣게 되는 90년대 이후 나타난 아티스트가 몇 있다. 그 중에서도 지금 소개하려고 하는 Ben Harper는 내가 90년대 이후에 등장한 아티스트중에서 나를 가장 열광케하는 아티스트라고 할 수 있다. 그의 음악에서는 분명 90년대 이후의 시대를 영위함에도 불구하고 그 한참 전의 세대인 Al Green의 영혼을 뒤흔드는 소울과 Jimi Hendrix가 토해내던 사자후같은 Blues와 거기에다가 양념처럼 Bob Marley가 부르짖었던 평화가 깃들어있다.

이 앨범은 그가 1994년 버진 레이블에서 발매한 그의 처녀작이다. 소울, 블루스, 포크, 레게 등이 공존하는 본작을 들춰보면 어쿠스틱한 악기를 상대적으로 덜 사용하는 데도 불구하고 포크적인 느낌이 많이 든다.

전체적으로 흑인특유의 리듬감과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마치 거문고 타듯이 눕혀서 연주하는 웨이젠번으로 울부짖는 블루스기타와 소울풀하고 부드러우면서도 어두운 완성도 높은 곡들로 가득 차 있다. 거기에 다른 흑인 아티스트와의의 차별성을 띄는 부분인 '포크'적인 냄새가 풍기면서 밥 딜런의 정신마저 계승했다는 혐의를 벗을 수 없게한다.

뿐만아니라 가사에서 나오는 세상에 대한 강렬한 시각과 자신이 흑인임에 자부심을 갖는 멋진 정체성. 무뇌라는 코드로 대표되는 요새음악과는 차원을 달리하는 심도있는 고뇌가 담겨있는 작곡.

분명 'Forever'와 'Waiting For an Angel'이라고 하는 예쁜 멜로디를 지닌 어쿠스틱 발라드가 있지만 그것만으로 그의 성향을 정의하기에는 그는 미국적인 흑인의 냄새가 진하게 풍긴다. 그가 평소에 라이브에서 들려주던 애시드한 잼을 담은 곡은 없지만 Breakin' Down , Don't Take That Attitude to Your Grave 같은 곡들에서 터져나오는 훵키한 기타사운드와 지르는 듯한 소울창법, Maya Angelous의 시'And I Still Rise'에 곡을 붙여서 만든 강렬하고 헤비한 영가 'I'll Rise'등등 결코 비굴하지 않지만 충분한 힘과 평화를 갈망하는 한 젊은이의 시선이 담겨있는 음반이다.

혹자는 그의 음악을 블루스를 기반으로 오만가지 것을 다 섞어서 상상력에 상상력을 더한 암울하고 더티한 듣기힘든 음악이라고 혹평을 하는 이도 때때로 있다.

그러나 내가 그를 바라볼 때 그는 색을 너무 많이 섞으면 검은색이 나오지만 마음에 드는 몇 가지색을 골라 섞으면 아름다운 색이 나오듯 그의 음악에는 절제된 미학이 돋보이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는 결코 수천만장씩 판매고를 기록하며 대중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내가 볼 때는 흐린다는 표현이 어울릴 듯 하다.) 팝 스타는 아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결코 그가 대중의 지지를 크게 얻지는 못하지만 이 시대에 남은 몇 되지 않는 시대의 목소리 중 그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지성이 사라져버린 이 시대에 이리도 멋진 친구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이 다행일는지 아님 시대를 잘못 타고 난 이 친구의 불운에 안타까워 해야하는 것인지...

수록곡

1. The Three of Us
2. Whipping Boy
3. Breakin' Down
4. Don't Take That Attitude to Your Grave
5. Waiting on an Angel
6. Mama's Got a Girlfriend Now
7. Forever
8. Like a King
9. Pleasure and Pain
10. Walk Away
11. How Many Miles Must We March
12. Welcome to the Cruel World
13. I'll Rise

-InvictusHo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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