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nsas20000729

Yes20000729 of Yes 신인철

# 20000729 공연기[ | ]

Kansas in Nashville, 07/29/2000 ***

Fish, mailto:icshin@bioneer.kaist.ac.kr

지난 토요일에는 Kansas와 Yes의 합동공연 (?)이 Nashville 근처 Antioch의 Amsouth Amphitheater에서 있었습니다. 저번에 제가 Roger Waters의 공연을 본 바로 그곳이죠.

토요일이라 뭐 일찍 실험실에서 나올 필요도 없었고 한가롭게 늦잠자고 밥먹고 또 낮잠자고 뒤벼져 있다가 다섯시 반쯤 집을 나섰습니다. (공연시작 8시) 공연장까지는 한 40분정도만 운전해가면 되지만 미리가지 않으면 마음이 편치 않은것은 촌스럽기 때문일까요 ? :-)

사실 여러번 말씀드렸다시피 이번 공연을 가게된 주된 목적 (?)은 역시 Yes였습니다. 하지만 저 역시 Kansas의 오랜 팬이었고..
Kansas 홀로 공연을 했다하더라도 분명히 공연을 보러 갔었을겁니다.
그래서.. 이번 공연 보고도 처음엔 Yes를 위주로 Kansas는 잠깐 언급만 드릴까 했었지만.. 공연을 보고 난 후에는 역시 처음 생각대로 Kansas의 공연을 따로 소개드려야 마땅하겠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공연장에 도착한건 다섯시 반 정도.
주차장에는 공연 진행요원을 제외한 차들이 한 백대정도 미리 와 있었습니다.
Yes나 Kansas의 티셔츠를 입고 왔으면 좋겠지만 Yes의 티셔츠는 Pink Floyd의 티셔츠 마냥 쉽게 구할수 없었던 관계로.. 전에 $28이나 주고 샀었던 Roger Waters의 티셔츠를 입고 갔습니다.
실은 Fish의 티셔츠를 입고가려고 했는데 (Chris Squire도 Fish는 Fish니까 !! ^^;) 마님이 하루 입었던거라고 입지 말라고 해서 그렇게 했습니다. 어차피 가면 땀냄새 담배냄새로 범벅이 될텐데...

역시 Yes의 티셔츠, Kansas의 티셔츠를 입고온 할아버지들이 공연장 밖에 어슬렁거리고 있었습니다.
얼마전에 있었던 Ladder 투어의 티셔츠가 참 이뻤고..
클래식 Roger Dean 예스 로고가 새겨진 Open your eyes 투어 티셔츠도 좋았습니다.
6년정도 되었지만 무척 빛이 좋아보이는 Talk tour 티셔츠도 좋아보였습니다.
글쎄요.. 마치 Division Bell 티셔츠를 입고 Roger Waters의 공연을 보러가는 것처럼 Talk tour 티셔츠를 입고 있으면 다른사람은 괜찮은데 Steve Howe에게 좀 미안하지 않을까.
하는 바보같은 생각도 잠깐 들었습니다. ^^;

부모를 따라온 3세 - 13세 정도의 애들을 뺀다면 관객의 평균 연령은 약 43세 정도되었을까요 ? 솔직히 20대는 거의 보기 힘들었습니다.

예상으로는 Roger Waters때보다 관객이 적으리라 생각했지만..
그건 오산이었습니다.
일곱시 반이 넘어 공연이 임박해오자 Roger Waters때보다 아마 더 많은것 같은 관객이 내야와 외야를 빼곡히 채웠습니다.

오후에 굉장한 폭우와 천둥번개가 몰아쳐서 혹시나 멀리서 오는 관객들이 힘들지 않을까 싶었는데 팬들도 역시 백전노장답게 전혀 악천후따위에는 구애받지 않는 높은 출석률을 보여줬습니다.

Majority로 보이는 Yes팬들 사이로 간혹 '나는 Kansas의 die-hard 팬이다. Yes보러 온게 아니다..' 라는 표정의 무시무시한 맷집과 살집과 근육과 머리채와 문신으로 무장한 아저씨들이 Kansas의 Point of Know Return, Vinyl Confessions 등의 앨범 자켓이 프린트 되어있는 티셔츠를 입고 무대 앞쪽에 몰려들었습니다.

일곱시 반.
운전면허증을 보이고 손목에 '어른증명' 밴드를 찬 후 $ 6 짜리 새무엘아담스 생맥주 24 oz (500 cc 정도 ?) 를 하나 사들고 마님과 같이 자리에 앉았습니다.

앞에서 30번째 줄 정도.
지난번의 Roger Waters 공연때보다는 가까운 자리였습니다.
망원경을 쓰지 않아도 무대위 표정정도는 볼수 있을 괜찮은 자리입니다.

7시 40분 생각보다 일찍 장내 어나운스먼트가 나왔습니다.

"찾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5분 뒤에 공연을 시작하겠습니다."

Roger 공연때와는 달리 별다른 세팅하나 없이 썰렁한 무대를 약간 아쉬워 하고 있을때 엄청난 덩치의 Rich 'Meatwall' Williams가 나타났습니다.

190 cm 정도의 키. 180 Kg 정도의 몸무게 짧은 머리. 그리고 오른 눈에 검은 안대.
어렸을때 폭약장난하다 한쪽 눈을 잃은 Kansas의 창단멤버 오리지널 기타리스트 Rich 'Meatwall' Williams.
소문처럼 유리눈알을 빼고 안대를 하고 무대위로 오르자마자 과격한 리프로 장내를 압도했습니다.

그의 애꾸눈이 요즘 빌려서 보고있는 한국비디오 '태조 왕건'의 김영철을 잠깐 생각나게 했습니다. ^^;

이윽고 187 cm 정도의 키에 130 Kg 정도의 몸무게로 보이는 Robby Steinhardt가 바이얼린을 마치 장난감처럼 손가락에 걸고 등장했습니다.
엄청난 몸집에 엄청난 빗자루형 장발.
얼굴에 가득찬 주름살은 마치 Leftoverture 자켓에 있는 노인의 뚱뚱한 버젼을 연상시켰습니다.

뒤이어 평범한 (?) 체격 - 180 cm, 80 Kg-의 베이시스트 Billy Greer와 역시 비슷한 체격 하지만 좀더 마른.. 그리고 25년이 넘는 동안 변함없이 미국의 자존심, Kansas의 드러머 자리를 지키고 있는 Phil Ehart가 등장해 더블베이스 드럼 뒤에 앉았습니다.

"어 스티브 월쉬는 어딨지 ?"

너무 작고 왜소해서 잘 보이지 않았나봅니다.
그의 키는 176 cm 정도 ? 몸무게는 65 Kg 정도 ? 게다가 검은색 옷을 아래위로 입어 더욱더 날씬해보이는 Steve Walsh가 숱없는 머리를 치렁치렁 기르고 키보드 앞에 앉았습니다.
어깨와 허리의 중간정도까지 오는 장발.
앞머리는 거의 없었으나 뒤통수에서 가르마를 타서 앞으로 내리고 있었습니다. 괜찮은 방법인것 같이 보였습니다. ^^;

1951년 생 Steve Walsh.
Dust in the wind 한곡으로 대한민국 팝송팬들 모두에게 자신의 목소리를 기억시키고 있는 그가..
Incomudro와 Magnum Opus, I can't cry anymore의 호소력 짙은 보컬로 한동안 저를 매료시켰던 Steve Walsh가 제 눈앞에 나타났습니다. T.T

Rich Williams의 메탈리카 etc.를 연상시키는 인정사정없는 천둥같은 리프로 시작한 곡은 Masque 앨범의 Mysteries and Mayhem 입니다.
1975년작 세번째 앨범 Masque에 실린 곡입니다.

역시 Kansas의 프론트맨은 체격에 어울리는 Robby Steinhardt였습니다. Steve Walsh가 비록 리드보컬이라고는 하나.. 관객과의 대화..
무대에서의 포지션 모두 Robbie Steinhardt가 얼굴마담 노릇을 하고 있었습니다.

간간이 자기 체격에 비하면 장난감같은 바이올린을 켜면서 Robby가 리드보컬을 맡아 무척 강력한 오프닝 첫곡을 마쳤습니다.

Robby가 마이크를 붙잡고 뭐라뭐라 중얼거리기 시작했습니다.

"어.. 내쉬빌에 팬들이 많아 반가와.
대단한 밴드 Yes와 같이 공연하는건 참 즐거웠어.
오늘이 아마 스물일곱번째 밤일거야. 내일 아틀란타에서 한판 더 뛰고 플로리다 웨스트 팜 비치 공연을 마지막으로 이번 예스와의 공연은 끝날거야."

(그들은 8월 3일부터 9월 3일까지 또한 단독으로 공연합니다)

"으와아아악 ~~"

앞자리에 앉은 캔서스 다이하드 팬들이 광란하기 시작했습니다.

보컬리스트이자 프론트맨이자 바이올리니스트이자 개그맨이자 얼굴마담인 Robby Steinhardt는 검은 진바지에 검은 티셔츠..
그 엄청난 살집에도 불구하고 그는 너무나 멋졌습니다.
게다가 그를 1.2배정도 튀겨놓은듯한 Rich 'Meatwall' Williams 그또한 그의 기타와 함께 너무나 멋졌습니다.

항상 날씬한 몸매를 동경하면서 살을 빼려고 했었지만 무대위 이 130 Kg과 180 Kg에 육박하는 쌍돼지 할아버지의 멋진 모습들을 보니 굳이 살을 안빼도 나름대로 돼지 스타일을 멋있게 연출하면 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아.. 정말 살이 아름다운 순간이었습니다.

그렇게 쌍돼지 할아버지들의 멋진 모습에 감탄하고 있을무렵 두번째 곡 Paradox가 시작되었습니다.
정말 '오두방정'을 떨면서 키보드 뒤에서 백코러스에 열중하고 있던 Steve Walsh가 무대 앞으로 뛰어나왔습니다.

"오빠 저 아저씨 다리 떠는것 좀 봐. 너무 까분다."

"응 정말 방정맞지 ?"

비록 위대한 스티브 월쉬이지만 나이에 걸맞지 않게 오두방정을 떨고있는 모습을 보고 (비)웃고있는 마님에게 차마...

'뭐 까분다고 ? 오두방정이라고 ? 저 나이에도 팬들을 흥분시키기위해 노력하는 저 아름다운 프로정신을 봐.
우리 모두 반성하자.'

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혹간에 Steve Walsh의 목소리가 맛이갔다 아니다 말들이 많았지만 51년생. 우리나라 나이로 이제 50이 된 Steve의 목소리는 아직도 칼같이 올라가고 날카롭게 찢어지고 시원하게 뻗어나갔습니다. 그리고 쉴새없이 무대위를 뛰어다니고 건반을 연주할때도 손가락보다 더 빠르게 발을 구르는 모습은..
정말 눈물이 나도록 고마운 모습이었습니다.

-- 여기서 잠깐...
Kansas의 어느정도의 팬들이시라면 Kerry Livgren의 근황을 묻고싶을겁니다.
70년대 전성기 Kansas의 실질적인 리더 Kerry Livgren은 대부분의 Kansas곡들을 다 작곡했다 싶을정도입니다.

육중한 외모와 아름다운 바이올린, 그 못지 않은 보컬로 프론트맨의 역할을 충실히 담당하는 Robby Steinhardt가 Kansas의 "얼굴"이라면.. 미국의 Rick Wakeman이라고 할 수 있는 (?) 키보드 솜씨..
Rock's True Virtuoso 중 한명인 보컬리스트 Steve Walsh는 Kansas의 "심장"이고..
Kerry Livgren은 Kansas의 "두뇌"라고 할 수 있습니다.

Kerry는 송롸이팅을 대부분 독자적으로 하는등 Steve Walsh와 그룹의 주도권을 놓고 조금의 티격태격이 있었지만.. 나중에 기독교에 깊이 빠지게되어 그것또한 못마땅했었었던것 같은 Steve Walsh가 1980년 Audio Visions 앨범을 끝으로 탈퇴하게 됩니다.

1982년 그룹의 심장이자 아이콘이자 스피릿이었던 Steve Walsh를 잃은 Kansas는 오디션끝에 당시 스무살이었던 John Elefante를 새로운 보컬리스트로 맞아들여 앨범 Vinyl Confessions를 발매합니다. 당시 '황인용의 영팝스'등의 FM에 자주 나오던 곡 Play the game tonight을 기억하시나요 ? ^^; 그 곡은 John Elefante의 목소리였습니다.

글쎄요 굳이 John Elefante를 리크룻하지 않아도 충분히 Robby Steinhardt만으로 보컬을 꾸려나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아마도 Yes가 Jon Anderson 탈퇴이후 Chris Squire에게 리드보컬을 맡기길 잠시 고려해 본후 Trevor Horn을 보컬리스트에 앉힌것과 비슷한 상황이 아니었을까 생각해봅니다.

하지만 기어이 리드보컬을 안시켜줘서 섭섭했는지...
Robby마저 탈퇴해버리고.. 바이얼린의 부재가 아쉬웠는지 현악연주자들의 모습을 흑백으로 처리해 자켓에 담은 엘피 Drastic Measures가 '바이얼린 없는' Kansas 앨범으로 발매됩니다. Fight fire with fire라는 히트 싱글이 담긴 앨범입니다.

별로 만족스럽지 못했던 이 앨범 Drastic Measures를 끝으로.. Kansas는 해체된듯이 보였습니다.

하지만 Steve Walsh가 Kerry Livgren의 도움 없이도 그룹을 이끌수 있다는 자신만만한 모습을 보이며 Dixie Dregs의 기타 영웅 Steve Morse를 영입하여 저의 favorites중 하나인 앨범 'Power'를 1986년에 발매하여 성공을 거둡니다. 히트싱글 All I wanted는 비디오로도 제작된것 같군요. 본 기억이 있는듯 합니다. Kansas와 뮤직 비디오라.. 정말 어울리지 않는것 같습니다. ^^;

서울올림픽이 있던 해에 한장의 앨범을 더 Kansas와 같이 발표한 Steve Morse는 Kansas를 떠나서 Deep Purple에 합류하죠.
Deep Purple에서 스모크온더워터를 연주하는 그의 모습을 한국 공연에서 보던 기억이 납니다.

말도 많던 Kansas 오리지널 멤버 재결성 공연 등등 한바탕 이합집산이 끝나고 나니..
점점 하느님의 곁으로 종교에 깊숙히 빠져버린 Kerry Livgren은 Kansas의 정식 멤버가 되기를 거부하고 Steve Morse는 Deep Purple로 떠나고 Steve Walsh혼자 달랑 남고 맙니다.

1995년 박스셋 발매 어정쩡한 라이브 앨범 발매..
등으로 공백을 메꾸고 있던 Kansas..
오랜 공백을 뒤로하고 Steve Walsh가 main composer가 되어.. 새 앨범 Freak of Nature를 발매합니다.
Kerry Livgren은 옛 우정인지 하느님의 사랑인지 한곡을 작곡해 Steve에게 선사해 앨범에 싣죠.

세기가 바뀌어 2000년.
마젤란쉐도우겔러리카이로각종프록트리븃으로 먹고사는 레이블 Magna Carta에서 Kansas의 새 앨범이 발표됩니다.

'Somewhere to Elsewhere' 17년만의 essential original member의 재결합입니다.
Kerry Livgren이 돌아와 작곡과 기타를 연주해주었고 Robbie Steinhardt가 바이올린과 보컬을 담당했습니다.
역시 Steve Walsh가 질곡의 Kansas 역사를 2000년까지 함께해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49년생 (저의 학교때 지도교수와 나이가 같네요) Kerry Livgren은 앨범에만 참여했을뿐 이번 공연에는 참가하지 않고 있습니다.
건강상의 문제일지.. 종교적인 문제일지 그건 알 수 없군요.
Kerry의 모습을 볼수 없는것이 조금은 아쉬웠습니다.

-- Back to the show

이번 공연은 말씀드린대로 그들의 새 앨범 Somewhere to Elsewhere의 홍보를 위한 공연입니다.
Paradox가 끝나고..
Robby '꽃돼지' Steinhardt가 마이크를 잡았습니다.

"아... 고마와 여러분. 땡큐.. 땡큐..
이번엔 신곡을 연주할거야.
우리 새 앨범이 나왔거덩 .. 타이틀은 썸웨어투 엘스웨어."

"으와아아아악 ~~!!!"

"아마 시중에서 살 수 있을거야, hopefully"

그는 겸연쩍게 웃었습니다. 하지만 제 주변의 레코드 가게에서는 그 앨범을 볼 수 없었습니다.
(공연을 보고 집에 오자마자. 바로 주문했습니다.
그동안 왜 망설였을까요 ?)

"시중에서 못살것 같으면 우리 캔서스 홈페이지에 와봐. 캔서스밴드 닷 컴이야..
그리고 이렇게 우리 고향 캔서스에서 가까이 공연하게 돼서 기뻐. 여기 캔서스에서 온 친구들도 있지 ?"

"으와아아아아악 ~~ !!!!"

"신곡이야 이카루스 투 !!!"

1975년 Masque앨범에 실렸던 Icarus (Borne in the Wings of Steel) 의 제 2부. Icarus II가 25년만에, 4반세기만에 신곡으로 발표되어 연주되었습니다.

정말 에너지틱하고 컴플렉스하고 익사이팅하고 감동적인 곡이었습니다. 저는 귀가 좀 안좋아 한두번 듣고 곡을 쉽게 좋아하지 못하는 형편인데. 이 Icarus II는 정말 완전히 청자를 넉아웃시키는 '파워'가 있었습니다.

스크린에 크게 클로우즈업된 Steve Walsh의 얼굴 머리숱없는 이마에는 핏발이 서고 입을 크게 벌려 악을쓰며 노래하다보니 얼굴가죽이 모자라 눈이 튀어나올것 같은 무서운 얼굴로 변하였습니다.

Styx, Boston과 함께 뭉뚱그려져 항상 미국의 메인스트림 크리틱으로부터는 배척받았던 Kansas.
Grand Funk Railroad만이 진정한 어메리컨 사운드일까요 ?

이자리에 모인 모든 Kansas 팬들은 Kansas야 말로 진정한 어메리컨 심포닉의 울트라캡숑짱이었고..
인터갤럭틱월드와이드지저스크라이스트수퍼스타라는것을 알고있는듯 했습니다.
Steve Walsh도 그러한 관객들의 믿음에 답하듯이 온몸으로부터 목소리를 쥐어짰습니다.

"아.. 진작에 새 앨범을 사서 듣고 오는건데 감동이 백배였을텐데"

옛친구 Kansas를 저버리고 Porcupine Tree와 Flower Kings의 새 앨범을 먼저 산 내자신이 미워졌습니다. ^^;

-- 로저워터스 공연시에는 전혀 흑인들을 볼 수 없었습니다. 아니.. 동양인도 나와 마님, 그리고 멤피스에서 로저를 보러 네시간동안 운전해온 한국인 2세 처녀밖에 나는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물론 이 동네가 촌동네라 그런 영향도 없잖아 있습니다. 물론 뉴욕같은곳의 공연에서는 동양인도 가끔 보였다더군요.

간혹 로저워터스 뉴스그룹에는 로저의 공연에선 흑인은 물론이요 히스패닉, 아시안 한명 볼수없었다고 투덜거리는 백인의 글이 올라오곤 합니다. 로저는 백인에게만 어필하는게 아닌가 안타깝다면서요.. 그럴때마다 '절대 아님!!' 하고 메일을 보내긴 하지만요. ^^;

하지만 캔서스의 팬들에는 간혹 흑인들이 섞여있었습니다. Yes목걸이, 형광색 Open your eyes 티셔츠를 입고있는 일본인 2세 한명과 저와 동행.. 정도가 아시안이었던것 같았습니다.
두명 정도의 오리지널 미국 아프리컨 어메리컨 흑인이 있었고.. 그들은 정말 Yes의 팬이라곤 생각할 수 없었습니다 (왜였을까 ?) 하지만 캔서스 티셔츠를 입은 백인들과 어울리고 있는것을 보아 캔서스 팬이라고 생각되더군요.

그리고 중미계열 흑인 (?) 한명이 멀리서부터 눈에 띠었는데.. 바로 우리 마님 옆에 백인친구와 같이와서 앉더군요.
덩치가 크고 냄새가 좀 나는지 마님이 싫어하는 듯 했습니다.

그는 Icarus II와 Icarus가 끝나자 그 중남미 계통으로 보이는 흑인은 잽싸게 밖으로 달려나가 Kansas 티셔츠를 한장 사왔습니다.

(Icarus도 역시 엄청난 감동의 물결이었습니다.
25년을 초월한 역사적인 감동의 연속...
King Crimson의 Lark's tongues 시리즈와 Mike Oldfield의 Tubular Bells I,II,III 시리즈 Meat Loaf의 Bat out of hell I, II 시리즈 처럼 어떻게보면 과거를 울궈먹고, 어떻게 보면 팬들의 흥미를 유발시키는 조금은 구태의연한 어프로치기는 합니다만... ^^;)

캔서스의 티셔츠를 마님에게 잠시 자랑한 그 친구는 무릎위에 티셔츠를 올려놓고 주머니에서 뭔가를 부시럭거리면서 꺼내기 시작했습니다.

"흣. 얘 대마초 피려나봐"

"음 냄새나도 좀 참아"

대마초 말을 깔판이 없어서 티셔츠를 사온것일까요 ? $ 30이나 주고 ???? 침까지 발라가며 한대를 꼼꼼히 말더니 주위 눈치를 살피고나서 그는 안되겠다는 표정으로 외야로 나갔습니다.

여기서 말씀드리고 싶은건.. 바로 그날 공연 전체적인 분위기였습니다.
Roger Waters의 공연은 역시 일부 몰지각한 노땅들에게 'drug band'라고 곡해되고 있는 Pink Floyd의 악명에 걸맞도록...
비록 평균연령 40세 이상의 노땅 관객들이었지만.....
만취자와 대마초가 사방에 널려있었습니다.
금연으로 되어있는 pavillion 내야석에서 조차 여기저기 한 1/3 정도는 대마초를 피우는듯이 보였습니다.

하지만.. 이 Kansas/Yes, Yes/Kansas공연에서는 거의 내야석에서는 대마초를 피우는 녀석들이 없었고.. 그렇게 만취한 친구들도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아마도 Yes팬들의 일반적인 분위기를 보여주는듯 합니다.

-- Icarus가 끝나고..
Leftoverture 앨범의 강력한 곡 Miracles out of nowhere가 시작되었습니다.

무척 어려운 곡을 잘도 불러제끼는 Steve Walsh가 정말 존경스러웠습니다.
그리고 그의 지칠줄 모르는 오두방정도 정말 존경스러웠습니다.

키보드가 설치되어있는 무대위의 높은곳으로 올라갈때도.. 약 60cm 정도 되어보이는 높이를 무척 대단한 오버액션을 섞어서 뛰어서 올라가고 다시 무대 밑으로 내려와 마이크를 잡을때는 거의 어렸을때 본 만화 황금박쥐를 연상시키는 재빠른 액션으로 뛰어내려왔습니다.

비록 뒷머리를 길러서 가렸으나 반짝이는 그의 앞이마.. 호리호리한 몸집. 검은색 옷.
하얗게 세어버린 염소 턱수염만 아니면 Steve Walsh는 바로 황금박쥐였습니다.

Audio Visions 앨범의 약간은 처지는 곡 Hold on이 끝나고 또 신곡이 연주되었습니다.
Not Man Big.

'아 정말 왜 새 앨범을 미리 듣고 오지 않았을까'

정말 후회 막급이었습니다.
Robby의 바이올린은 정말 그의 툭튀어나온 배 만큼이나 아름다왔고..
Phil Ehart의 드러밍은 Rock's most underrated drummer라는 누구의 표현처럼 파워풀했습니다.

"왜 베이스 치는 아저씨는 한번도 화면에 안비추어줄까 ? 불쌍해..."

마님의 말처럼 주목받을수 있는 플레이는 아니었지만 Steve Walsh의 솔로 프로젝트부터 함께한 Billy Greer의 베이스도 하늘을 향해 한점 부끄러움 없었습니다.

Point of know return 앨범의 장엄한 곡 Portrait와 Magnum Opus의 맛배기 버젼을 끝으로 정규 셋리스트가 끝났습니다.

관객들 모두가 일어섰습니다.
불꺼진 무대를 향해 '캔서스 !' '캔서스!'를 외쳤습니다.

Yes만을 기다리던 내 앞의 모자쓴 중늙은이도.
앞줄에 좌르륵 포진한 Kansas의 다이하드 팬들도.
아빠따라 손잡고 온 열살짜리 소년도.
모두 모두 일어나 Kansas에게 앵콜을 외쳤습니다.

당연히 다시 등장한 Kansas ^^; Point of know return으로 앵콜무대를 열었습니다.
Robby의 바이얼린과 Steve의 보컬이 대화하듯 곡을 엮어나갔습니다.
관객 평균연령 43살에 걸맞게 밴드의 평균연령도 50이었지만...

Robby도 Steve도 Rich도 Phil도 Billy도..
전혀 지쳐보이지 않았습니다.

살이 쪄본사람은 알겠지만 몸무게가 10 Kg 오버되면 마치 옆구리와 아랫배와 가슴팍에 2.5 Kg짜리 아령을 네개 달아놓고 다니는것처럼 몸이 무거워 정상적인 활동에 지장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Kansas의 쌍돼지 할아버지 Rich와 Robby는.. 100 Kg가 훨씬 넘는 200 Kg에 육박하는 몸무게들임에도 불구하고..
50이라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믿을수 없을정도로 정열적인 무대매너를 보여줬습니다.

Dust in the wind가 시작됐습니다.
마님도 아는곡입니다.

"내가 아는곡일거랬지 ?"

"어.. 그러네.."

관객들은 떠나갈듯한 환호성으로 보답합니다.
Steve Walsh는 이곡을 지겹도록 불렀겠지만 전혀 지겨운 내색없이 성심성의껏 최선을 다해 목에 핏발을 세우면서 불러줬습니다.
다리가 아픈지 무릎이 아픈지 분위기를 내려는지 조금은 지쳤는지...
Robby는 Steve Walsh앞에 퍼질러 앉아 바이얼린을 켰습니다.

Nothing lasts forever but the earth and sky..
It slips away..
And all your money wouldn't last another minute by...

Dust in the wind.. Everything is dust in the wind

무척이나 염세적인 가사내용처럼..
모든건 바람에 날리는 먼지같은것이라는 것 처럼..

한때 잘나갔었던 미국 심포닉의 풍운아 Kansas는 그 전성기의 인기를 뒤로하고 그 전성기의 숱많은 머리와 날씬한 몸매와 방탕한 생활과 끝없는 스테미너를 다 뒤로하고..

이제 50이 넘어 늙은 모습으로 역시 늙은 팬들앞에 다시 섰습니다.

늙어서 쭈굴쭈굴한 Steve의 얼굴이 프로젝터 화면에 크게 클로우즈업 되어..
Dust in the wind를 부르는 모습을 보자..
코끝이 찡해 왔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노스탤지아에 기대는 슬픈 모습으로 떠날수은 없는 일입니다.

영원한 그들의 고전이자..
전미 클래식 Rock FM 방송빈도 2위라는..
(1위는 뭘까요 ???) 마지막 곡. Carry on wayward son이 마지막 곡으로 연주되었습니다.

"이렇게 잘 아는곡을 항상 마지막으로 연주하는건가부지 ?"

"응 대개 그래. 하지만 저번 공연의 로저워터스처럼 신곡을 마지막 앵콜로 하는 경우도 있어. 근데 좀 위험하지 그런 경우는"

대부분 마지막곡의 전주..가 주로 기타로 나올때 관중들은 자지러지지만..
Carry on wayward son은 특이하게 코러스로 시작하는 곡입니다.

마지막 곡의 전주.. 아니 코러스가 나오자 Amsouth amphitheater의 내야와 외야를 가득메운 관객들은 모조리 일어서서 standing ovation으로 그들에게 답례했습니다.

Yes에 덤으로 붙어서 보게 된것 같아 Kansas에게 조금은 미안했습니다.
다음번 좀더 작은 venue에서 단독 공연을 한다면 꼭 가서 볼 생각입니다.

Carry on wayward son이 끝나고 다섯 멤버 모두 무대앞으로 나와 큰 절을하고 들어갔습니다.

Carry on ! you will always remember~~

다시는 잊지못할 Kansas와의 첫 조우였습니다.


Kansa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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