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t Soun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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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허경[ | ]

The Beach Boys, <Pet Sounds>, Capitol, 1966.
얼마 전 나는 너무도 아름다운 한 장의 음반을 발견했다. 그리고 나는 정말 이 앨범과 나르시시즘적 사랑에 빠졌다. 이미 고전이 되어버린 이 앨범은 비치 보이즈가 1966년 발표한 그들의 걸작 <Pet Sounds>다. 걸작? 그렇다. 앨범은 걸작이다, 그러나 이 아름다운 앨범은 참으로 슬픈 걸작이다 ... 그 감수성에서 그러하고, 본 앨범 이후 그룹이 걸은 진로가 그러하다. 비틀즈가 미국에 상륙하던 1963년 당시 이에 가장 충격을 받은 미국 그룹은 바로 비치 보이즈였을 것이다. 61년 결성된 그들은 이미 65년 당시까지만 해도 'Fun, Fun, Fun', 'Surfin' USA', 'Surfer Girl' 등 이미 16곡의 전미 탑 40곡을 가지고 있던 인기 절정의 그룹이었다. 그러나 그들 앞에 나타난 새로운 '경쟁 그룹'은 다름 아닌 폴 매카트니와 존 레논의 비틀즈였다. 그들은 동일한 팬들의 층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비치 보이즈의 팬들은 모두 비틀즈의 팬들이 되어 버렸다. 더구나 비틀즈의 음악성은 놀라운 것이었다. 비치 보이즈는 상업성만이 아니라 음악성에서도 그들에게 참패를 당하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비치 보이즈의 리더인 브라이언 윌슨의 선택은 놀랍게도 음악성에 승부를 거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결과물이 바로 <Pet Sounds>이다. 그리고 이 앨범은 걸작이다. 상업성과 음악성 모두에서. 폴 매카트니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Pet Sounds>는 정말 당시 '최고의 앨범'이었어요. 전 이 앨범을 너무 좋아해서 제 아이들에게 각각 한 장씩 사줄 정도였어요 ... 정말 너무 아름다운 앨범이에요. 나는 이 앨범을 걸어놓고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요." 한편 윌슨은 앨범이 비틀즈의 <Rubber Soul>(66)을 듣고 생겨난 감탄과 경쟁심에서 생겨난 결과물이라고 말하고 있으며, 폴 매카트니 또한 자신이 "<Pet Sounds>의 베이스와 멜로디 라인을 너무나 좋아해서 존 레논에게 거의 매일 틀어주었으며 따라서 우리들의 다음 앨범 <Sargent Pepper's Lonely Hearts Club Band>에 피치 못하게 영향을 주었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리더인 윌슨 형제의 아버지는 당시 그룹의 매니저도 겸하고 있었는데 자신이 좌절한 음악가였던 아버지는 기이하게도 자신의 아들 브라이언 윌슨에게 심각한 음악적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는 윌슨을 괴롭혔다. 윌슨은 사면초가였다. 그에게는 경쟁 그룹의 폴 메카트니가 가지고 있었던 당연한 가족의 지지도, 탁월한 또 다른 천재인 존 레논도, 그들을 뒷받침 해주던 비틀즈의 엔지니어·프로듀서들인 노먼 스미스도 조지 마틴도 가지고 있지 못했다. 그가 가진 것은 다만 세상의 결을 읽을 수 있는 섬세하고 여린 청년의 감수성, 자신에 대한 연민,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사랑, 그리고 자신의 천재적 팝적 작곡 능력뿐이었다. 그리고 그는 오직 이 사랑만으로 모든 것을 혼자 해냈다. <Pet Sounds>는 즐거움과 아름다움과 슬픔과 기쁨이 잘 어우러진 가사를 갖고 있다. 앨범의 핵심 정서는 사랑 혹은 그 뒷면으로서의 외로움이며, 다시 이를 감싸는 이해 혹은 슬픔이라는 '감성'이다.
몇 곡의 가사를 살펴보자: 'Wouldn't It Be Nice' - "우리가 함께 살면 기쁘지 않겠어? 그러면 정말 좋을 꺼야. 그럼 잘 자라고 하고도 또 같이 있을 수 있잖아. 아침에도 같이 일어나고 말이야." 'You Still Believe In Me' - "난 네가 이제껏 난 잘 참고 이해해 준 걸 잘 알아. 우리가 헤어질 때마다 넌 나에게 사랑을 가져다주었지. 난 강해지려고 했지만 때론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어. 그래도 넌 아직도 날 믿어주잖아 ... 난 울고 싶어." 'That's Not Me' - "난 내가 혼자 해낼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 근데 그게 아니었어. 난 내가 이제 충분히 성숙한 어른이 됐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 근데 그게 아니었어 ... 난 꿈이 있었거든 그래서 짐을 싸들고 도시로 간 건데 난 금방 내 외로운 삶이 그리 이쁘지 않을 거라는 걸 알아버렸어." 'Don't Talk(Put Your Head On MY Shoulder)' - "난 네 한숨에서 많은 걸 들을 수 있어. 네 눈에서도 말이야. 그래, 우리가 할 수 있는 말들이 많이 있을 거야. 하지만 아무 말도 하지마. 그냥 내 어깨에 네 머리를 기대. 그리고 눈을, 눈을 감고 가만히 있어. 말하지 마. 그냥 내 손을 잡고 네 심장 소리를 들어봐. 너하고 여기 있는 게 참 편하군. 우린 오늘밤을 영원히 같이 할 수 있잖아. 내일은 생각하지마. 그래, 아무 말도 하지마. 그냥 내 어깨에 네 머리를 기대." 'I'm Waiting For The Day' - "난 네가 그에게 상처받았을 때 왔지. 그래서 넌 그를 잊기 위해 누군가가 필요했던 거야. 네가 운 것도, 우울한 것도 다 알아. 하지만 난 너에게 새로운 사랑, 새로운 시작을 줄 수 있어. 난 네 입술에 키스했지. 그리고 네 얼굴이 슬퍼 보이면 네가 그를 생각하고 있고 여전히 너무도 사랑하고 있다는 걸 알아. 하지만 난 네게 사랑을 주지. 그리고 난 네가 다시 사랑할 수 있는 날을 기다려." 그리고 "I wanna go home"이란 후렴으로 잘 알려진 미국의 전통 민요 'Sloop John B', 그리고 'God Only Knows' - "난 너를 항상 사랑할 수는 없는지도 몰라. 하지만 네 위에 별이 빛나는 만큼은 넌 의심하지 않아도 되. 내가 그렇게 믿게 해줄게. 네가 없이 내가 어떻게 될 줄은 신만이 안다. 만약 네가 나를 떠나게 되도 삶은 계속되겠지. 나를 믿어. 하지만 세상은 내게 의미가 없어. 나한테 무슨 좋은 일이 남아 있겠어. 네가 없이 내가 어떻게 될 줄은 신만이 안다." 'Here Today' - "넌 한 눈에 반했지. 로맨스가 시작된 거야. 새로운 사랑이라 ... 참 아름답지. 하지만 네 사랑이 가져올 고통을 생각해 봐. 넌 슬퍼질 거고 우울해질 거고 기분이 나빠질 거야. 넌 그녀가 완벽하다고 생각하지. 이번만은 예외라고. 난 분위기 깨는 사람되는 건 참 싫어. 하지만 난 너바로 전에 그녀를 사랑했던 남자라고. 난 네 사랑이 진실하지 않고 안 좋을 거라고 얘기하는 건 아니야. 하지만 조심해. 하지만 사랑은 오늘 여기야. 그걸 기억해." 'I Just Wasn't Made For This Time' - "난 나한테 어울리는 자리를 항상 찾았지. 네 마음을 말할 수 있는 그런 곳 말이야. 하지만 찾을 수가 없어. 가끔 난 너무 슬퍼(내 마음과 영혼을 쏟아 부을 수 있는 그런 걸 찾을 수가 없거든). 난 이 세상엔 맞지 않는 것 같아." 'Caroline No' - "네 아름다운 긴 머리는 어디 갔지. 내가 알던 그 귀여운 소녀는 어디 갔지. 넌 그 빛나던 행복한 표정을 잃어버렸어. 안돼, 캐롤라인. 그 모습을 누가 가져간 거야. 난 네가 하던 말을 기억해. '난 절대 안 변한다고' 말이야. 아니야, 그건 거짓말이야. 안돼, 캐롤라인. 난 너무 슬퍼. 어딘가로 가서 울고 싶어. 아름다운 일들이 죽어 가는 걸 본다는 건 슬픈 일이야. 안돼, 캐롤라인, 왜? 예전처럼 내가 널 사랑하게 만들었던 것들을 다시는 네 안에서 볼 수 없는 걸까? 한번 가면 그런 건 다시는 볼 수 없는 걸까?"
이처럼 <Pet Sounds>의 사랑은 외면적으로는 자신이 사랑하는 '여성'에 대한 관심과 이해로서 나타나지만, 이런 '너'에 대한 사랑은 곧 '내 안의 너'에 대한 사랑이 된다. 이는 결국 '나'에 대한 사랑이자, 자기 연민으로서의 '나르시시즘'이 된다. 그리고 이 나르시시즘은 항상 자기 밖의 '자기를 이해해주고 지지해주고 믿어주는' 한 여성이라는 카운터 파트를 필요로 한다. 그녀가 없을 경우에 이 기계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것이다 - 우리는 이러한 '기계'를 우리는 좋게는 칼 구스타프 융적인 '(남성인) 자신 안의 여성적 아니마(anima)', 혹은 보다 나쁘게 그러나 보다 정확하게는 '구원의 여신상'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그 일은 브라이언 윌슨의 일생에서 실제로 일어났다. 그는 물론 이후로도 70년대 중반까지 수없는 좋은 앨범들을 발표하지만, 그의 마음의 상처는 알아차릴 수 없을 만큼 느리고 또 느린 속도로 조금씩 악화되어 결국 그를 알콜 중독, 마약 중독의 지경에까지 몰고 간다. 이후 그는 또한 점차로 회복되긴 하지만, 이 천재적 팝적 감수성을 가졌던 보기 드문 섬세한 심성의 소유자는 - 적어도 심리적으로는 - 다시는 이전과 같은 상태를 회복하지 못 한다. 칼 융은 자신의 자서전 <기억과 꿈과 회상들>(1963)의 첫 머리에서 '나의 전 일생은 나의 어린 시절의 꿈과 환상의 자기 실현 과정에 불과했다'고 했는데, 윌슨이 일생에 걸쳐서 자신도 모르게(?) 실천했던 그의 유년기의 섬찍한 환상은 무엇이었을까? --허경, 2001

2 # 조영래[ | ]

  1. 앨범 : Pet Sounds (1966)
  2. 아티스트 : The Beach Boys
  3. 레이블 : EMI
  4. 장르 : 사이키델릭 팝/록 (Psychedeicl Pop/Rock)
  • REVIEW

비치 보이스라면 척 베리풍의 경쾌한 록큰롤에 4인의 보컬 코러스가 중심이 되는 10대 취향의 가벼운 서프 록(Surf Rock) 밴드 라는 이미지가 강하게 떠오른다. 그러나 1966년 발표된 「Pet Sounds」는 기존의 비치 보이스의 친근하면서도 경박한 이미지에서 탈피된 실험적이고 몽환적인 사운드를 들려주고 있다. 비치 보이스의 트레이드 마크인 환상의 하모니를 비롯해 스트링과 키보드, 올갠, 플룻, 합시코드등의 다양한 악기를 도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전거 벨 소리, 개의 짖는 소리, 코카 콜라 캔을 두드리는 소리등의 다양한 이펙트까지 적극 수용해 만들어진 이 앨범은, 당시의 사이키델릭 무부먼트와 비틀즈(Beatles)의 「Sgt.Pepper's Lonely Hearts Club Band」로 본격적으로 촉발된 록 음악의 왕성해진 실험적 시도등을 감안하더라도 매우 진취적이고 획기적인 음악들을 담고 있다. - 실제로 본작은 비틀즈의 「Sgt.Pepper's Lonely Hearts Club Band」보다도 1년 먼저 발표되었다.

  • Song Description

이 앨범은 비치 보이스의 앨범 중에선 발표 당시에 상대적으로 미약한 판매고를 올린 앨범으로 기록되고 있다. 그러나 반면에 본작은 비치 보이스의 앨범 중 가장 뛰어난 대표작으로 꼽히고 있기도 하다. 수록곡 중 가장 기존의 비치 보이스의 이미지에 어울리는 팝 넘버 <Wouldn't It Be Nice>와 트래디셔널을 리메이크한 <Sloop John B> - 이 곡은 국내에서도 여러 가수들이 번안해 부르기도 했다 -, 신비로운 환상적인 발라드 <Caroline, No>등이 히트했지만, 본작의 진가는 이러한 히트곡들에만 있지 않다. 전 수록곡들은 비치 보이스 사상 가장 정교하고 아름다운 하모니로 채워져 있고, 이러한 하모니들은 앞서 언급한 각종 악기와 이펙트들과 어우러져 신비하고도 몽환적이며 불가사의한 매력을 빚어내고 있다. 이러한 매력들은 사이키델릭 팝 <You Still Believe Me>, <Don't Talk(Put Your Head on My Shoulder>, <God Only Knows>, , 등과 심포닉한 <Let's Go Away for a While>과 이국적이고도 실험적인 사운드를 들려 주고 있는 타이틀 곡 <Pet Sounds>등의 두 연주곡등을 통해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다.

  • 감상 포인트 및 평가

비치 보이스는 팝 사상 가장 아름다운 보컬 하모니를 구사한 밴드 중의 하나이다. 그리고 「Pet Sounds」는 비치 보이스가 단순한 보컬 중창단이 아닌, 창의적인 음악 집단임을 단적으로 증명하는 앨범이다. 여전히 신선하고 활력있는, 그리고 신비롭기까지한 본작을 통해 비치 보이스는 60년대뿐 아니라 팝 사상 가장 위대한 밴드 중의 하나로 기억될 수 있는 것이다. (조영래, 1999.8, 아일랜드) ★★★★★

  • 관련 추천 앨범
The Beatles 「Sgt.Pepper's Lonely Hearts Club Band」
The Beatles 「Revolver」
Tommy James and Shondells 「Crimson and Clover」

3 # 촌평[ | ]

Pet Sounds는 이미 역사의 반열에 올라선 대작이 되었다 ★★★★★ -- PepperFloyd 2008-4-16 6:14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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