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pographica

# 촌평[ | ]

[ Orkman, 장민수, mailto:cats@gw2.hyundai.co.kr ] [나도 한마디! ^o^]

Now Playing: Tipographica - King's Golden Toilet (Yebadong Sampler)

티포그라피카의 음악을 글로 표현해 볼려고 몇번 시도했던 적이 있다.
그러면 의례 헨리 카우를 필두로 하는 장황한 말잇기가 연출되기 마련인데, 한마디로 '영양가 없는' 글이 되고야 만다. 그나마도 쓰다 보면 짜증이 나서 더이상 글을 이어가기가 힘겨워 진다. 우스운 것은... 분명 헤드폰에서 울리는 이 음악이 마음에 들기는 하는데... 체온을 높여주기는 하는데....
내가 대체 이 음악의 어떤 면을 좋아하는 것인지.... 그게 막연하다니... @.@ 그래도 티포그라피카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단어 하나가 항상 있었는데 그건 바로 '그루브' 였다. ... '그루브감이 넘친다.' ....
그러다가, 지난 감상회때 혹자가 티포그라피카를 가리켜 말하길, "미그적미그적대다가 툭 치고 나가는데 죽여주던데요"1) 라고 하는 것이다.
아.... 바로 그랬구나!!

티포그라피카는 곡을 정말로 복잡하게 만든다. 악기들이 동시에 솔로를 해댄다는 말이 헛소리가 아니다. 게다가 이들이 구사하는 리듬은 대개 비대칭적이고 단절적이다. 마치 고장난 기계 장치가 제 원운동을 못하고 툭툭 중간에서 어긋나는 듯한 리듬이다. 또 주요 솔로 악기를 제외한 나머지 악기들은 하나의 완성된 멜로디를 연주하기 보다는 전체 합주의 일부분이 되는 짧은 프레이즈만을 연주한다. 치고 빠지고 치고 빠지고를 반복하는 셈이다.
티포그라피카가 주목을 받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이렇게 복잡하게 얽힌 곡을 너무나도 정확하게 연주해 낸다는 점이라고 생각된다. (더구나 여기엔 자연스러움마저 배어있다!!) 그런데, 실은 곡의 복잡성과 상상을 초월한 합주 능력만으로는 티포그라피카의 음악이 갖는 매력을 설명할 수 없다.
사람을 놀래키는데 그치지 않고 체온을 올려주는 요소가 여기에 있는데, 그것은 바로 이네들이 곡의 전개 부분에서 잊지 않고 펼쳐 보여주는 락킹 롤링 그루브이다. 연주가 내달리기 시작하면 리듬이 바뀌어 제운동을 시작하고 키보드나 기타가 뜨거운 연기 내뿜는 솔로를 펼친다. 책을 펼치듯 추악 펼친다. 단절되고 불완전한 형태가 - 음... 마치 시동걸리기 전의 엔진같은... - 연속적이고 규칙적인 형태로 되면... 우린 해결을 예감하게 된다. 그리고 우리 신체는 반응하고 체온은 올라간다!! *.*

티포그라피카에 대해서 한마디 했다. ^_^

orkman

주1) Neo-Zao님의 말을 기억나는대로 쓴것이랍니다.
주2) 티포그라피카는 현재까지 총 3매의 CD를 발매했답니다. 세장 모두

무척이나 뛰어난 작품들이라서 대표작을 추천하기는 곤란합니다.
하지만 개중 듣기 수월한 면을 따진다면, 두번째 앨범으로 선보인 _The Man Who Does Not Nod_를 티포그라피카의 소개 앨범으로 추천할 만 합니다. 이 앨범은 라이브 앨범이라 좀 더 열기가 뜨끈하죠.
Happy Listen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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