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mWaits/JimJarmusch

   

1 # Sonimage[ | ]

Tom Waits
「Night On Earth」, 「One From The Heart」

짐 자무쉬의 영화 <다운 바이 로>에서 톰 웨이츠는 존 루리, 로베르토 베니니와 함께 짐 자무쉬의 수평 트랙킹 어딘가의 풍경 속의 하나로 드러나기 시작하는데, 그가 짐 지무쉬 영화의 풍경들을 가장 직접적인 자신의 언어로 표현해낸 작품은 <지상 위의 밤>일 것이다. 짐 자무쉬는 <다운 바이 로>에서 톰 웨이츠의 음악적 정점에 다다른 작품 중의 하나로 평가받은 「Rain Dogs」의 수록곡 「Jocky Full Of Bourbon」을 영화의 타이틀 트랙으로 사용했는데, <지상 위의 밤>의 경우, 모든 음악을 톰 웨이츠에게 맡겼다. 이 사운드트랙은 톰 웨이츠가 참가한 사운드트랙 중, 「One From The Heart」와 더불어 그가 모든 곡을 담당한 앨범이다.

1949년 생인 톰 웨이츠는 이십대에 비트닉 시인들의 작품들을 발견했고, 자신이 가진 미국 문화와의 연관성을 획득했다. 또한 젊은 시절, 톰 웨이츠의 음악을 듣고 자랐던 짐 자무쉬는 비트 제너레이션의 수혜자라고 스스로를 밝혔다. 이 두 사람이 미국의 풍경을 바라보는 방식에는 확실히 공통적인 요소가 있다. 1993년에 짐 자무쉬는 뉴욕을 떠나 캘리포니아의 알려지지 않은 시골에 정착하여, 헛간을 스튜디오로 개조하고 부인인 캐서린 브레넌과 세 자녀와 함께 살며 왕성한 음악활동을 벌이던 톰 웨이츠를 일주일에 걸쳐 인터뷰했다. 짐 자무쉬가 바라보는 톰 웨이츠는 기이하리만큼 놀라운 사고의 소유자였고, 영감으로 뭉쳐진 아티스트였다. 짐 자무쉬는 결코 메인스트림에 속할 수 없는 톰 웨이츠의 감수성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었는가를 이야기하며, 브루스 스프링스턴(「Jersey Girl」)과 로드 스튜어트(「Downtown Train」)가 톰 웨이츠의 노래를 리메이크하면서 시도하고자 했던 것들에 대해 말한다. 그리고 샌프란시스코로 가는 차 안에서 톰 웨이츠가 불렀던 담배에 대한 즉흥적인 노래를 짐 자무쉬는 <커피와 담배>로 완성시킨다.

톰 웨이츠는 리듬 앤 블루스로부터 시작하여 쿠르트 바일을 참조한 카바레 스타일의 음악에서 가히 익스페리멘틀하다고밖에 할 수 없는 스타일에 이르기까지, 모든 앨범들에서 다양한 장르와 다양한 악기들을 선보이는 실험과 확장의 음악을 만들어왔다. 1982년의 사운드트랙 「One From The Heart」가 그 이전의 「Closing Time」과 「The Heart of Saturday Night」의 블루스 맨의 멜랑콜리아를 연장한 작품이었다면, 이후의 80년대의 대표적 삼부작 「Swordfishtrombones」(83), 「Rain Dogs」(85), 「Frank's Wild Years」(87)는 그 이전 시대와 결별하면서 오늘의 톰 웨이츠 사운드를 만들어낸 작품이었다. 쿠르트 바일의 「서푼짜리 오페라」의 미국사회로의 현대적 적용으로 이야기되었고, 톰 웨이츠의 불협화음과 미국 도시의 소외된 영혼들에 대한 직설적이고 초현실적인 가사들이 전달했던 그 날 것의 사운드를 통해 이 삼부작이 전달했던 것에 비하면 「Night On Earth」 사운드트랙은 그 강렬함이 덜하다할지라도 80년대 삼부작 사이 그 어딘가에 위치한다. 이 삼부작은 90년대의 「Bone Machine」, 「Black Rider」로 부분적으로 계승되었고, 동시에 이 90년대의 작품들은 이미 다른 맥락으로 뻗어나가, 80년대와는 다른 방향성을 들려주었다. 톰 웨이츠의 음악은 내부의 역사를 지우는 작업의 일환으로 지속되어왔고, 톰 웨이츠에게는 그것이 자신의 음악을 계속 살아있게 하는 요인이 되었다.

톰 웨이츠는 십대 시절에 피자 가게에서 수년간 일하면서 그 곳에 드나드는 손님들의 대화에 귀를 기울이며 가사를 쓰기 시작했고, 산디에고의 나이트 클럽 '헤리티지'에서 도어맨으로 일하면서 이 클럽의 모든 공연들을 보았다. 그는 어사일럼 레코드와 계약하여 73년에 포크와 블루스에 뿌리를 둔 데뷔 앨범 「Closing Time」을 발매했다(이 데뷔 앨범에 실린 「Ol'55'」는 후에 이글스의 커버곡으로도 유명하게 되었다). 75년의 라이브 앨범 「Nighthawks At The Dinner」에 이르는 이 초기작들은 미국의 블루 칼라 노동자층의 삶에 대해 노래한 작품들로, 지나간 옛 사랑을 그리는 40대 중년 남자의 이야기로부터, 웨이트레스, 트럭 운전수 등의 삶의 황량한 풍경과 싸구려 여인숙과도 같은 지상 위의 그들의 안식처를 노래한다. 그들의 삶이 바로 자신의 삶이었던 이 앨범들 속의 톰 웨이츠는 스스로를 희화화하면서 자신의 어둡고 낯선 밤들을 노래하고 있다. 당시 톰 웨이츠는 일정한 거처 없이 여인숙을 숙소로 삼으면서 공연을 다녔는데, 그는 주로 프랭크 자파 밴드의 오프닝으로 나섰으나, 밴드는 물론이고 관객들로부터도 인정을 받지 못했다. 프랭크 자파는 그를 무시했고 조안 바에즈를 비롯한 밥 딜런의 측근들과 함께 한 공연에서, 톰 웨이츠의 공연 시간에 대신 그들이 무대에 서서 내려오지 않기도 했다. 밥 딜런은 톰 웨이츠에게 음악적 우상이었고, 밥 딜런의 포크 음악이 전달했던 음유시인의 이미지가 바로 톰 웨이츠의 삶 자체라고 후대에 새롭게 평가되었으나, 당시에 그에게는 그만의 청중들이 없었고, 그의 음악이 이해되는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 셈이었다. 그리고 관객들로부터의 외면과 쇼비즈니스와의 불화, 또는 타협 속에서 톰 웨이츠는 비로소 자신의 음악적 성장기를 보내게 되었다.

80년대 초반 톰 웨이츠는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의 <원 프럼 더 하트>의 사운드트랙을 맡게 된다. 조에트로프 스튜디오를 라스베가스로 변신시키고 빈센트 미넬리적인 뮤지컬에 대한 야망을 표현해내고자 한 코폴라는 톰 웨이츠에게 ‘라운지 오페레타’를 요구했다. 이전의 떠돌이 뮤지션의 생활에서 조에트로프 스튜디오 한켠의 사무실에 앉아 음악을 작곡하게 된 톰 웨이츠는 당시 작곡에 대해 많은 것을 배웠다고 회고했으며, 코폴라의 요구가 이미 시대에 걸맞지 않은 회고적 특질 외에는 무의미한 것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코폴라가 원하는 틴 팬 앨리 스타일의 멜랑콜리 발라드 모음곡을 완성시켰다. 「One From The Heart」는 톰 웨이츠가 모든 곡을 작곡했으며, 컨트리 발라드의 여왕인 크리스탈 게일이 그와 함께 노래했다. 82년에 발매된 이 앨범에는 「Little Boy Blue」와 같은 톰 웨이츠이기에 가능한 트랙들이 수록되어 있으며, 초기의 거칠고 술에 젖은 목소리의 발라드 스타일의 곡들이 다수 수록되어있다. 이 앨범은 아카데미 영화상의 사운드트랙 부문에 노미네이트되기도 한 앨범이다. 「One From The Heart」 작업은 조에트로프 스튜디오의 시나리오 작가였던 캐서린 브레넌과 만나게 하였으며, 캐서린 브레넌은 톰 웨이츠의 음악 작업의 가장 충실하고 능력있는 파트너로 지금까지 함께 해오고 있다.

이후 톰 웨이츠는 그를 새롭게 발견시킨 앨범 「Swordfishtrombones」을 거쳐서 자신의 음악극에 대한 관심을 드러내는 무대극을 올리게 된다. 그는 독일의 전위 무대 연출가인 로버트 윌슨과 함께 뮌헨의 탈리아 극장에 자신이 직접 앨리스로 출연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올렸다. 이러한 무대극 작업은 「Frank's Wild Years」와 「Black Rider」로 이어진다. 이 두 앨범은 그러한 무대극 작업을 음반으로 발매한 결과물인데, 「Frank's Wild Years」는 캐서린 브레넌과 함께 작업한 것으로 시카고의 스테픈울프 극장에서 공연되었던 작품이고, 「Black Rider」는 윌리엄 버로우즈와의 협작으로 그와 비트 제너레이션과의 공고한 관계를 보여준 작품이기도 하다. 이러한 무대극들은 그의 작업과 쿠르트 바일의 작업과의 유사성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고급음악과 저급음악에 대한 견해에서도 쿠르트 바일에 동의했던 톰 웨이츠는 쿠르트 바일의 통속적인 요소를 결합시킨 카바레 스타일에서 분노를 발견하고 온갖 표현주의적 요소를 찾아내어 자신의 연극적 경향과 음악적 경향을 증폭시켰다.

92년의 「Bone Mchine」 앨범은 톰 웨이츠에게 그래미 상의 얼터너티브 부문의 최고상을 안겨 주었고, 이 해에 짐 자무쉬의 영화 <지상 위의 밤> 사운드트랙도 발매되었다. LA, 뉴욕, 파리, 로마, 헬싱키의 택시 기사들과 승객들이 펼치는 인생들을 통해 짐 자무쉬가 포착한 밤의 긴장은 톰 웨이츠의 음악과 조화롭게 만났다. 톰 웨이츠가 집시 버전과 왈츠 버전으로 부르는 「Good Old World」와 각 도시에 대한 테마곡들은 이후에 짐 자무쉬가 <고스트 독>에서 보여주었던, 음악과 영화의 긴밀한 상호작용에 대한 사고로 이어진다. 톰 웨이츠는 언제나 자신을 위한 새로운 음악적 형식을 추구하며, 자신만의 길을 찾아서 비트닉의 영광을 다시 구현해내고자 했으며, 미국 대중 문화의 얼터 에고이자, 자신이 세운 그 박물관의 큐레이터로 불렸다. 그의 음악에 등장하는 판타지에 가까운 비정상성의 과잉은 냉소주의로 나아갔으나 결국 그의 음악은 가장 인간적인 요소들을 표현해낸 따스한 서사로 귀결된다. 최근작이었던 「Mule Variations」에서 그 이전의 어떤 시대보다도 과잉과 결핍을 오가지만 그 거친 목소리에서 노익장 뮤지션의 인생에 대한 부드러운 시선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 톰 웨이츠에 대한 충실한 1차적 사료에 근거한 분류와 개략적 바이오. 그의 음악시기를 분류하고자 한 욕구를 뛰어넘는 그의 음악 자체의 울림은 참으로 직접 들려주는 것 이외의 방식으로는 표현하기 힘든 것이다. 이미지의 서술에 있어서도, 톰 웨이츠는 어떤 면에서는 짐 자무쉬를 뛰어넘는다. 짐 자무쉬에게 톰 웨이츠는 영감으로 작용할뿐만 아니라, 자신이 포착하고자 하는 이미지 그 자체가 되기도 한다. 결국 짐 자무쉬는 톰 웨이츠를 자신의 인용 목록 맨 윗쪽에 올려놓았던 것이다.

-- Sonimage 2004-4-21 5:01 pm

2 # 촌평[ | ]

--  2004-8-24 9:27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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